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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이었다.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정태욱(27·웨스턴시드니)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주팬들에게 '잠시만 안녕'을 고했다. 2023년 1월, 대구에서 전북으로 이적해 1년 반 동안 녹색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던 정태욱은 1년 임대 조건으로 호주A리그 소속 구단 웨스턴시드니와 계약했다. 호주 선수가 한국으로 오는 경우는 많지만, K리그에서 A리그로 진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적 배경이 궁금했다. 정태욱은 지금까지 사과와 작별인사 정도만 남겼을 뿐이다.
일각에선 나이트클럽 방문 이슈로 인한 '도피 이적'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지만, 더 단단한 선수가 되기 위한 '도전 정신'으로 이적을 결심했다고 정태욱은 설명했다. 현재 시드니에 머물며 새 시즌을 준비 중인 정태욱은 "아직 내가 전북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 늘 죄송한 마음이다. 이곳에서 한 뼘 성장해 다시 전북으로 돌아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전북과 아직 계약이 남아있고, 지금은 잠시 임대를 떠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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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호주였을까? 정태욱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호주를 비롯해 일본, 아랍에미리트에서 제의가 왔다. 그중 시드니 감독(알렌 스타이치치)이 가장 적극적으로 연락을 했다. 진심으로 나를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항간엔 전북이 웨스턴시드니 측에 정태욱의 연봉을 일정 부분 보전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제주에서 뛰던 센터백 연제운을 영입하기 위해선 기존 센터백 중 한 명이 자리를 비워야 했고, 그래서 정태욱의 연봉을 보전해주면서까지 임대 이적을 밀어붙였다는 루머였다. 이에 대해 정태욱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절반 가까이 줄어든 연봉을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했다. 정태욱은 "호주가 샐러리캡으로 인해 금전적으로 많은 연봉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알았다. 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언어부터 클럽 문화, 리그 환경 등 모든 게 낯선 첫 해외 도전이다. 정태욱은 "걱정한 게 사실이지만, 모두 너무 잘 챙겨준다. 훈련장에선 모든 선수들이 에너지를 쏟아붓기 때문에 나도 더 적극적으로 훈련에 참여하게 된다. 선수들 모두 승부욕이 넘쳐서 뭘 하든 이기려고 한다"며 웃었다. 추춘제인 호주A리그는 10월에 개막해 내년 5월에 막을 내린다. 그에 앞선 8월말 호주컵 16강전을 치른다. 웨스턴시드니는 필리핀 사업가 제퍼슨 쳉이 보유한 클럽으로,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호주리그에서 12개팀 중 7위를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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