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도 공격이라는 '뉴 울산'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4-08-06 06:30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
취임 기자회견 참석한 김판곤 감독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판곤 울산 HD 감독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8.5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
김판곤 감독, 울산 HD로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판곤 울산 HD 감독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2024.8.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
울산 김기희와 인사 나누는 김판곤 감독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대진 추첨 미디어데이에 울산 HD FC 김판곤 감독이 참석해 소속 선수 김기희와 인사하고 있다. 2024.8.5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7년이 걸렸다." 이 말이 그의 솔직한 심경이다. K리그를 동경했다. 그러나 K리그 통산 53경기에 출전한 그저 그런 선수였던 그를 원하는 자리는 없었다. 결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외국에서 실타래를 풀었다. 신임 김판곤 울산 HD 감독(55)의 이야기다.

김 감독이 5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첫 발걸음을 옮겼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인 1992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해 1996년까지 5시즌 몸담았다. 그래서 감회가 남달랐다. 그는 "28년 전 겨울에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가득 안고 울산을 떠났다. 28년 후에 이렇게 울산 감독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기쁘기도 하지만 상당한 책임감도 갖고 여기에 앉았다"며 미소지었다.

김 감독은 1997년 전북 현대에서 한 시즌을 더 뛴 후 짧은 K리거 인생을 마감했다.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27년 만에 K리그 최고 구단의 지휘봉을 잡았다. 울산은 2022년에 이어 지난해 K리그1를 제패한 '리딩 구단'이다. 그는 홍명보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지난달 28일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
김판곤 감독 '유니폼 들고'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판곤 울산 HD 감독(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8.5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
김판곤 감독, 울산 HD 취임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판곤 울산 HD 감독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8.5
김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모토가 하나 있다. 한 사람의 '그런 감독'이 아니라 '바로 그 감독'이 되고 싶었다. 많은 지도자를 경험해 봤지만 상당한 배고픔이 있었다"며 "현역 때 별명을 물어보길래 선수 때 '바람의 파이터'라는 애칭을 이야기했다. '최배달'이라는 일생을 그린 동명의 영화도 있다. 그 분이 한 것이 도장깨기다. 지도자 첫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도장깨기하는 기분이었다. 가는 모든 곳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두 기대보다 우려가 많은 상황이었다.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왔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에도 도장깨기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책임감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하는 모든 것들 잘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코치 생활한 김 감독이 지도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홍콩대표팀 사령탑 시절이었다. 그는 '홍콩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8년에는 행정가로 변신해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을 지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영입이 그의 작품이다. 김 감독은 2021년 말레이시아 축구와 손을 잡으며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여정은 K리그 첫 지휘봉으로 이어졌다. "K리그에 대한 배고픔과 갈증이 있었다. 그러나 오고싶다고 먼저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때가 왔을 때 응답했다."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
코리아컵 준결승 미디어데이 참석한 김판곤 감독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대진 추첨 미디어데이에 울산 HD FC 김판곤 감독이 사회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8.5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
홍 감독은 '만년 2위'의 울산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전임 사령탑을 존중했다. 그는 "어제까지 훈련 세션을 4번 했다. 함께해보니 선수들이 질적으로 우수했고, 매력도 느꼈다. 지난 3년반동안 홍명보 감독님께서 팀을 잘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K리그에서 주도적으로 영향력 끼친 부분을 잘 받아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울산은 홍 감독이 떠난 후 3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현재의 위치는 4위(승점 42)다. 울산 위에 김천 상무(승점 45), 강원FC, 포항 스틸러스(이상 승점 44)가 있다. 김 감독의 첫 과제는 반전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내 신념을 이야기했다. 난 능동적인 공격 전개를 추구한다. 주도적인 수비 리딩을 원한다. 1분부터 90분까지 우리가 경기를 통제하고. 승리를 추구한다"며 "붙박이는 없다. 90분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승리에 공헌하는지 그 역량을 볼 것이다. 또 1분 출전을 배고파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내가 제시하는 전술적인 제안을 빨리 습득하는 역량들을 보고 싶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제시한 게임모델을 빠른 시간안에 경기력으로 끌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27년이 걸렸다" 김판곤 감독의 '인생역전', 붙박이 주전 없고, 수비…
머플러 받는 김판곤 감독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판곤 울산 HD 감독(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김광국 대표에게 머플러를 받고 있다. 2024.8.5
올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김 감독은 "감독이 우승하고 싶은 것보다 선수들의 우승 배고픔이 있어야 한다. 감독은 그저 '서비스맨'이고, 동기부여하는 사람"이라면서도 "K리그1, 코리아컵에서 우승하고, ACLE(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결승까지 올라가는 목표로 도전하겠다.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판곤 축구'는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에서 첫 선을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