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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봄은 야외 스포츠의 계절이다. 봄을 맞은 K리그 경기장에도 많은 관중들로 생동감이 넘친다. 봄은 공연과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전국 각지에서 공연과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공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축구장 잔디는 몸살을 앓는다. 대형 공연의 장소로 주로 축구장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공연을 주최하는 입장에서 그라운드 위에 객석을 마련하는 것은 공연의 완성도와 관객 유치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가수 임영웅은 공연 장소가 축구장임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했다. K리그 구단들은 지자체 소유의 경기장을 대관하여 사용하다보니 주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임영웅 측의 배려에 감사하는 이유이다. 임영웅은 지난해 K리그 경기장 하프타임 공연에서 잔디 보호를 위해 축구화를 착용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품의 가치는 생산라인의 품질에 좌우된다. 축구도 마찬가지이다. 그라운드 잔디 상태가 좋은 경기를 만드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연중 20경기 내외 열리는 K리그 경기 외에 공연 유치로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지자체의 입장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축구장은 축구를 하는데 항상 최적화 돼있어야 한다.
이번 임영웅 측의 계획을 접하며 앞으로 향후 모든 축구장에서 이 모델이 스탠다드가 되길 바란다. 5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수 임영웅 콘서트의 성공이 축구장과 공연무대가 상생하는 첫 걸음이 되었으면 한다. 공연 기획사와 지자체에게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축구장은 축구를 하기 위해 지어진 시설이다. 그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얼마든 부대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임영웅이 제시했다. 임영웅, 그는 축구계의 진정한 영웅이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