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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에릭 다이어가 부진할 때는 조용하더니 김민재가 1경기 부진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이렇게 높아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7일(한국시각) 독일 하이덴하임의 포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하이덴하임과의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경기에서 2대3으로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바이에른은 2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사실 전반전까지만 해도 김민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괴물의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가 공간을 노리는 패스를 넣어주면 미리 예측해 뛰쳐나가 수비를 해냈다. 전반전 하이덴하임은 단 하나의 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로, 김민재가 중심이 된 바이에른의 수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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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민재는 공중볼 경합에서 밀리고 말았다. 이때 다른 동료들의 움직임도 아쉬웠다. 김민재가 전진하면서 생긴 공간을 누군가는 채워줘야 했다. 다요 우파메카노나 알폰소 데이비스가 조금 더 간격을 좁혀서 위치했어야 했다.
두 선수 모두 어떠한 움직임도 가져가지 않았다. 김민재가 빠진 공간에서 마빈 피링거가 공을 잡았다. 우파메카노는 이때 피링거를 견제하기 위해 전진해야 할 것인지, 공간으로 달려가는 케빈 세사를 수비할 것인지를 빠르게 판단하지 못했다. 세사는 피링거의 패스를 받아 완벽하게 찾아온 기회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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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판단과 다르게 클라인디엔스트를 향해서 베스테의 크로스가 완벽하게 연결됐고, 바이에른은 2분 만에 2실점을 내줬다. 김민재가 자신의 마크맨을 놓친 잘못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베스트가 크로스를 너무 편안하게 올렸다는 걸 문제시 삼아야 할 장면이다.
수비가 아무리 잘 대응한다고 해도, 공격이 더 완벽하게 이뤄진다면 수비는 당해낼 수 없다. 그렇기에 팀 차원에서 더 집중력이 요구되는 게 수비다. 첫 실점 후 잠시 안일했던 바이에른 선수들의 부주의가 2번째 실점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3번째 실점은 김민재의 실수가 컸다. 후반 34분 하이덴하임의 역습이 시작됐다. 알폰소가 오버래핑을 나간 상황이라 김민재가 커버해주기 위해서 좌측으로 이동했다. 김민재는 좌측도 막아야 하고, 동시에 중앙으로 질주하는 피링거도 견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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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링거는 김민재의 애매한 위치선정을 이용해 패스를 받았다. 피링거는 클라인디엔스트한테 패스를 보내 득점을 도왔다. 직간접적으로 바이에른이 실점한 모든 골 장면에 김민재가 관여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오랜만에 선발 기회를 잡은 김민재는 자신이 왜 월드 클래스급 수비수인지를 증명하는 경기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정반대의 경기력이 나오고 말았다.
투헬 감독은 공개적으로는 김민재의 아쉬운 수비력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수비 내용을 전체적으로 비판했다. 분노가 담긴 목소리였다.
그는 "후반전 시작 5분 만에 실점은 당연했다. 너무 부주의하고, 개개인의 경합에서 너무 약한 모습을 보여준 탓이다"며 첫 실점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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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프로인트 바이에른 단장 역시 분노한 모습이었다. "모든 선수는 중에 자신을 거울로 보고 최선을 다했는지 생각해야 봐야한다. 2대0으로 앞선 하이덴하임과의 전반전 이후 3실점을 내주는 것은 우리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모든 사람이 선수들의 성능을 면밀히 파악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2경기를 패배했다"며 선수들의 경기력을 비판했다.
경기 후 몇몇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의 부진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독일 축구와 관련해 저명한 매체인 키커는 아예 김민재 부진에 대한 특집 기사를 따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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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하이덴하임전 붕괴의 심각한 이유는 수비에 있다.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는 오랫동안 투헬 감독이 선호하는 센터백 듀오였는데 이제는 두 선수가 더 이상 하나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다. 김민재는 완전히 잘못 판단해 득점원 클라인디엔스트를 놓쳤다. 2대3으로 실점할 때도 그랬다'며 김민재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실점 장면만 보면 김민재의 잘못만 있다고 할 수 없다. 첫 번째 실점에서는 우파메카노와 알폰소의 판단이 아쉬웠으며, 두 번째 실점은 하이덴하임한테 너무 크로스를 쉽게 내줬다. 마지막 실점 역시 역습 제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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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커는 곧바로 바이에른의 다음 경기인 아스널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선발 명단에서 김민재를 빼버렸다. 우파메카노도 똑같은 신세였다. 두 선수가 빠진 자리에는 역시나 다이어와 데 리흐트가 포함됐다.
키커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하이덴하임전에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고 아스널전에 자신을 추천하지 못했다. 따라서 휴식을 취한 데 리흐트와 다이어가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아스널전에서 선발로 나올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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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독일의 모든 매체들이 합심한 것처럼 김민재한테 평점 6점을 날렸다. 키커, 스포르트 빌트, TZ 등 유력 매체들은 모두 김민재한테 팀에서 제일 낮은 점수를 매겼다. 다이어가 바이에른 이적 후에 토트넘에서처럼 부진했던 경기에서도 조용했는데 김민재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것처럼 느껴진다.
독일 SPOX는 마치 후반기 바이에른 부진의 원흉이 김민재인 것처럼 표현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현재 가끔식 뛰고 있다. 김민재가 출전할 때마다 실망스러웠다. 하이덴하임 경기처럼 말이다.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선발로 출장했는데 3실점에 모두 관여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김민재는 후반기에 선발로 5번 뛰었는데 이때 바이에른은 1번도 이기지 못했다. 4번의 충격적인 패배와 1번의 무승부였다. 바이에른은 김민재가 선발로 나오지 않은 10경기 중 8경기에서 승리했다'며 김민재를 마치 패배의 아이콘처럼 적어놨다. 김민재한테는 쉽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결국 본인이 증명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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