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ON]카타르월드컵에 특별한 전술 트렌드가 보이지 않는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28 03:23 | 최종수정 2022-12-05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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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술은 '생물'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살아 움직이는 그 무엇'. 유행하는 전술이 있으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 전술이 등장한다. 한마디로 영원히 지배하는 절대적인 전술은 없다. 세월에 따라 그 유행은 변한다. 그 흐름에서 세계축구를 이끄는 '트렌드'가 있다.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은 트렌드의 장이었다. 4년 주기로 열리는 월드컵 마다 명확한 흐름이 있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0년 남아공 대회는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한다는 뜻으로 축구에서 짧은 패싱게임을 의미)'를 위시로 한 '점유'가 핵심이었다.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상대를 끊임없이 공격해 무너트리는 것이었다. 독일이 우승을 차지한 2014년 브라질 대회는 점유를 넘어 '속도'의 시대로 방향을 틀었다. 구시대의 유물로 불렸던 수비 '스리백'이 새로운 주목을 받았다. 높은 볼점유율 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축구가 통했다. 프랑스가 정상에 올랐던 2018년 러시아 대회는 '압축 수비'로 대표됐다. 수비 범위를 줄여 상대가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크로아티아는 이를 앞세워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화려한 공격 보다 촘촘한 수비와 빠른 역습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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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가 한창인 2022년 카타르 대회는 아직 이렇다할 특징이 눈에 띄지 않는다. 특별한 포메이션도 없고, 공수에 있어 주목할만한 전술이나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카타르 현지에서 월드컵을 직접 관전, 분석하고 있는 김은중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도 "아직 대회 초반이지만, 지금까지 강조됐던, 예를 들어 측면에서의 부분 전술, 골키퍼의 빌드업, 전방에서의 압박 등이 더욱 세밀해진 것을 빼면,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공통된 흐름이라 할만한 것도 없다"고 했다.

물론 분석이 더욱 세밀해지고, 빨라지며, 축구가 공통화되는 것이 가장 크겠지만, 특히 이번 대회만의 이유가 있다. 겨울월드컵의 여파다. '열사의 땅' 중동에서 개최된 이번 카타르 대회는 무더위를 피해 사상 처음으로 11월에 열렸다. 유럽이 한창 시즌 중인 때다. 때문에 3주 정도의 준비 시간을 줬던 과거와 달리, 단 일주일 밖에 훈련할 시간이 없었다. 그만큼 '팀'으로 준비할 시간이 짧았다. 당연히 새롭거나, 모험적인 전술을 실험할 여유가 없었다. 기존에 하던 것을 다지는데 중점을 뒀다.

실제 이번 대회는 오랜 기간 한 사령탑 체제 하에서 준비를 한 팀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승 후보 0순위' 브라질은 지난 대회에 이어 치치 감독이 이끌고 있고, 프랑스도 디디에 데샹 감독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잉글랜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스페인 등도 마찬가지다. 4년 이상 한 감독 아래서 준비한 팀들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우승팀도 이들 중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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