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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헤딩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해보지도 않았다. 수술한 지 이제 열흘이 지났다.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엿새 전 손흥민(토트넘)의 이야기다.
그사이 또 시간이 흘렀다. 첫 혈투가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은 24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여전히 안면 보호 마스크를 벗지 못했지만 손흥민이 21일 처음으로 헤딩을 시도했다. 손준호(산둥)가 찬 볼이 높게 날아오자 반사적으로 머리를 갖다 댔다. 이후 몇 차례 더 시도하며 직접 자신의 안면 상태를 점검했다.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청신호다. 손흥민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준비는 끝났다. 나의 가장 큰 꿈을 좇을 시간이다(Preparation is over. Time to chase my biggest dream)'고 공개 선언했다.
첫 경기가 임박하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과 의견을 주고 받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결전지인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답사' 때는 4분여간 독대했다. 헤더를 선보인 이날에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목격됐다.
손흥민은 벤투호 전력의 절반 이상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관심은 '쏘니'가 흡수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월드컵을 위해 카타르 모인 사람 가운데 손흥민을 모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다.
상대국들도 손흥민의 정보에만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이렇다보니 벤투 감독도 일찌감치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18일에는 손흥민의 작은 정보 하나라도 공개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재미난 부분은 정작 '철통 보안'을 주문하고 있지만 손흥민이 벤투호의 '정보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깝게는 1차전에서 만날 우루과이 '미드필더의 핵'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손흥민의 동료다.
벤탄쿠르 뿐이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웬만한 선수들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수비수들에게는 '과외 선생님'이다. 구체적인 선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센터백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팁'을 줬다.
그는 "90분 휘슬이 울리기전까지 집중해야 한다. 모두 다 조심해야 하는 선수들이고 순간 놓치면 당한다. 흥민이가 밥먹을 때나 미팅할 때도 어떤 선수는 생각지도 못한 패스를 한다는 등 얘기를 해줘서 잘 새겨듣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에서 '쏘니의 시간'이 다시 찾아왔다. 우루과이전 선발 출격도 허상이 아닌 듯 하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