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카타르 ON]'김민재가 다할 순 없어' 벤투호 카타르 화두는 수비, 또 수비, 그리고 압박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20 05:23 | 최종수정 2022-11-22 12:05


19일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코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벤투 감독.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9/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비의 중요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특히 세계적인 팀들을 상대해야 하는 월드컵이란 무대는 더욱 그렇다. 최대한 버텨야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EPL 득점왕' 손흥민(토트넘)이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창을 갖고 있지만, 냉정히 다득점은 쉽지 않다. 결국 우리가 가장 먼저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많이 먹지 않는 것', 결국 수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4년간 줄기차게 '우리 축구'를 강조해 왔다. 사실 '우리 축구'의 무게추는 공격 쪽에 쏠려 있다. 흔히 말하는 '벤투식 빌드업 축구'는 골을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벤투 감독은 수비력 그 자체보다는 빌드업 능력을 갖춘 수비수들을 선호했다.

아시아권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수준 높은 팀을 상대로는 수비적인 문제가 두드러졌다.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두번의 경기에서 무려 8골이나 내줬다. '괴물' 김민재(나폴리)의 원맨쇼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벤투 감독 역시 "본선에서 더 많은 공격을 해오는 상대를 맞아 수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른다. 우리 스타일은 유지하겠지만,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다윈 누녜스, 페데리코 발베르데(이상 우루과이), 이냐키 윌리엄스, 조던 아예우(이상 가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주앙 펠릭스(이상 포르투갈)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카타르월드컵, 첫 경기를 눈 앞에 둔 지금까지의 키워드는 '수비'다. 벤투 감독은 지난 11일 출정식을 겸한 아이슬란드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이례적으로 스리백을 사용했다. 과거 스리백을 구사한 적이 있긴 하지만, 당시는 황희찬의 윙백 실험 등 임시방편에 가까웠다. 틀을 유지한채 수비 자체의 변화를 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


15일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그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경기 전 벤투 감독과 선수들이 미팅을 갖고 있다.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5/
수비 강화를 위한 벤투 감독의 고민은 결전지인 카타르에 들어온 후 더욱 짙어지는 모양새다. 벤투호는 매 훈련을 앞두고,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10분에서 20분, 이제는 25분을 훌쩍 넘기고 있다. 미팅의 핵심은 수비다. 지금까지 했던 경기와 훈련을 돌아보며, 수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특히 포지셔닝을 강조하고 있다. 상대에 따른 맞춤형 수비보다는, 우리의 수비 형태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스리백과 포백 사이에서, 결국 익숙한 포백 쪽으로 갈피를 잡는 모습이다. '오른쪽 풀백' 김문환(전북)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미팅을 하고 있다. 어떻게 수비 위치를 잡고, 선수 개개인이 어디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비할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했다.

공격진도 예외는 아니다. '압박'이 열쇠다. 상대가 편하게 공격작업을 할 수 없도록, 전방부터 누를 계획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돌격 앞으로'는 아니다. '유틸리티 공격수' 나상호(서울)은 "압박을 하는데 있어서, 상황이 됐을때 강하게 하지만 그게 아닐때는 기다렸다가 재정비 하고 우리 지역에서 타이밍을 노리는 것을 이야기하고, 이에 맞춰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우리의 빌드업 형태는 깨지 않으면서, 압박의 강도를 높이려는 선택이다.

카타르 입성 후 강조되는 수비, 또 수비, 그리고 압박. 선수들도 수비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하는 모습이다. 권경원(감바 오사카)은 "꿈에서 나올 정도로 상대 공격수를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우리의 16강 '키'는 수비가 쥐고 있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