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잭해이워드 트레이닝그라운드(영국 울버햄턴)=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황희찬(26·울버햄턴)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부상 때문이다. 얼굴을 다쳐 수술을 받았다. 현재로선 손흥민의 카타르월드컵 출전을 100% 장담하기 어렵다. 물론 많은 지표들은 손흥민의 월드컵 출전 쪽을 가리키고 있다. 손흥민이 월드컵에 나선다고 해도 몸 컨디션을 100%라고 자신할 수도 없다. 황의조(올림피아코스)도 현재 부진에 빠져있다.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로 황희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월드컵은 열흘 남짓 남겨두고 있다. 9일 영국 울버햄턴에 있는 서 잭 해이워드 트레이닝그라운드에서 황희찬을 만났다.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황희찬은 팬들을 향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적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팩트다. 그러나 황희찬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만큼 혼신의 준비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를 많이 못 뛰어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있어요. 소속팀에서도 경쟁을 통해 많은 부분들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어요. 절대 조급해하지 않고 조금 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매주, 매일매일 최고의 몸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100%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100%에 가깝게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험이 쌓였다. 4년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황희찬은 오스트리아리그에서 뛰는 유망주였다. 이후 함부르크에 임대, 실패를 경험했다. 독일 라이프치히로도 갔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로 입성했다. 울버햄턴에 연착륙했다. 5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2022~2023시즌은 다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4년동안 정말 많은 경험을 했어요. 그런 경험들을 통해 정신적으로나 실력적으로 충분히 더 많이 발전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 때 당시의 마음가짐은 사실 마냥 잘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이제 어떻게 조금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요.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조금 더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대표팀에서 제가 어떤 식으로,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될 지 다시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부담감도 덜하다. 4년전에는 벌벌 떨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사실 저는 정말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때 월드컵 때 경기장 들어가기 전까지도 당연히 내가 꿈꾸던 무대니까 당연히 내 꿈을 펼치자 잘하자라는 생각으로 들어갔었는데요.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까 너무 긴장되고 다리가 정말 안 움직일 정도더라고요. 월드컵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압박감이 굉장히 컸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렇게 긴장하지 않고 자기 것들을 가장 잘 펼칠 수 있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렇게 하기까지에는 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준비를 확실히 해야해요. 그러다보면 긴장하는 그런 모습은 많이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
월드컵에서 한국이 속한 H조는 쉽지 않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한 조에 속해있다. 포르투갈과 우루과이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에 앞서 있다. 가나는 파악이 쉽지 않다. 특히 빅리그에 흩어져있는 가나 2세, 3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벤투호는 최대한 상대를 분석하고, 동시에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런 와중에 황희찬은 포르투갈을 잘 알고 있다. 소속팀 울버햄턴에 포르투갈 대표급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최근 유출된 55인의 포르투갈 대표팀 예비 명단에는 곤살루 게데스, 다니엘 포덴스, 마테우스 누녜스, 주앙 무티뉴, 후벵 네베스, 넬슨 세메두, 조세 사 등이 포함되어 있다. 늘 이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쟁하고 있다. 황희찬이 알고 있고, 분석한 포르투갈은 어떤 팀일까.
"포르투갈 선수들하고 1년이라는 시간을 지냈어요. 또 소속팀뿐만이 아니라 리그에서 맞부딪히는 포르투갈 선수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들 모두 볼을 예쁘게 차고 그리고 잘 차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그들의 가장 큰 무기는 피지컬이에요. 기술도 좋지만 서로 부딪히면서 그런 기술들을 사용하거든요. 저희 역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해요."
황희찬은 자신감이 넘쳤다. "(월드컵 본선) 조추첨할 때 팀 합숙을 하고 있었어요. 호텔에서 나와서 버스를 탔는데 다들 '조추첨 봤느냐'고 하더라고요. 서로 '우리가 이길 거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도 '우리가 이길거야'라고 응수했지요. 저는 포르투갈,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라고 생각을 해요. 우리도 잘 할 수 있을 거 같고요."
빌드업 축구? 걱정마세요
벤투호는 불안하다. 특히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4년간 '빌드업 축구'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 실효성이 잘 드러나있지 않고 있다. 9월 열린 코스타리카, 카메룬과의 A매치에서도 시원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걱정어린 시선이 많다. 이같은 지적에 황희찬은 여기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든 축구는 빌드업이 필요하고 당연히 킥하는 것도 빌드업 중의 하나거든요. 골을 넣기 위한 빌드업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가 빌드업 축구를 한다고 조금 말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든 저희가 4년 동안 잘 준비해 온 거에요. 그것들을 저희가 조금 더 완벽하게 항상 만들기 위해서 경기를 하고 훈련을 하고 있어요. 100%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국민들께 또 월드컵에서 '좋은 축구'를 '재밌는 축구'를 조금 보여드리도록 많이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