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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승강PO 가면 안되는 또다른 이유…'성난 팬심만 있는게 아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10-19 16:19 | 최종수정 2022-10-20 06:30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두 마리 토끼 다 놓칠라.'

FC서울은 현재 벼랑 끝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22일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최종 38라운드에서 강등권 탈출 여부를 확정한다. 현재 9위(승점 43)로 10위 수원 삼성(승점 41)에 승점 2점 앞서 있어 유리하기는 하다. 하지만 수원은 플레이오프가 확정된 김천 상무를 상대하고, FC서울은 올시즌 맞대결 1승1무1패의 까다로운 상대 수원FC(7위) 원정을 가야 한다.

현재 다득점(41골)에서 수원과 동률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안정적인 잔류 확정이다. 과거 '명가'로 불렸던 FC서울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간신히 생존했던 4년 전(2018년)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성난 팬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더욱 그렇다. 지난 37라운드 최하위 성남과의 경기에서 0대1로 패하며 조기 잔류 확정을 날렸던 FC서울 선수단은 퇴근길에 홈팬들에게 또 가로막히는 치욕을 겪은 바 있다.

여기에 FC서울엔 보다 현실적인 또다른 이유가 있다. FA컵 결승 일정과 꼬이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자칫 모두 놓칠 수 있다. 사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FA컵 4강전부터 적잖은 고민을 겪어 왔다. FA컵 결승전은 27일(1차전), 30일(2차전)로 정해진 가운데 FC서울과 대구FC가 4강에서 붙었다. 당시 두 팀 모두 강등권 탈출 여부가 미정이었다. 이후 4강에서 패한 대구가 먼저 잔류에 안착한 반면 결승에 오른 FC서울은 여전히 미확정이다.

K리그1 10위, 11위가 치르는 승강PO 일정을 26일(1차전), 29일(2차전)로 잡아놨던 연맹은 FC서울의 거취를 변수로 두고 '플랜B'를 마련해야 했다. 더 기다릴 수 없었던 연맹은 결국 지난 17일 K리그2 준PO-PO,승강PO 일정을 발표하면서 'FA컵 결승에 진출한 FC서울이 승강PO를 치르게 될 경우 1차전은 11월 2일, 2차전은 11월 5일로 각각 변경한다'는 1주일 연기 단서를 달았다.

예년 같으면 FA컵 결승과 승강PO 일정이 겹칠 일이 없었지만 올해의 경우 11월 21일(한국시각) 개막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때문에 K리그 전체 일정을 1개월여 앞당겨 종료키로 하면서 발생한 불기피한 상황이다.

승강PO '플랜B'는 잡혔지만 FC서울이 승강PO로 내려갈 경우 골치 아프다. 이번 시즌 리그 성적에서 보여준 게 없었던 FC서울은 FA컵 우승을 거머쥐는 게 절실해졌다. 그래야 성난 팬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승강PO까지 겹치면 사실상 '최악의 시나리오'다. 절체절명의 두 가지 과제를 연거푸 해결하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10일간 이틀 걸러 4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이다.

그것도 일반 리그전도 아닌, 단판승부처럼 '올인'해야 하는 운명의 토너먼트 승부다. 로테이션을 가동할 여력도 없거니와, 어느 쪽에 집중할지도 난감하다. FA컵을 우승해놓고 승강PO에서 패하면 '우승컵'은 묻히게 되고, FA컵 놓치는 대신 극적으로 잔류한들 핀잔을 듣기 십상이다.

결국 해답은 자명하다. 38라운드에서 죽기 살기로 잔류 확정이다. 그래야 잔류의 심리적 안정감 속에 5일간 전력을 재정비해 FA컵 결승을 맞을 수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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