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못넣는 SON,왜 안빼냐'할 땐 언제고..." 콘테의 일침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9-18 08:44 | 최종수정 2022-09-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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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못 넣는 손흥민 왜 안 빼냐고 할 땐 언제고…."

토트넘은 18일 오전 1시45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레스터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 활약에 힘입어 6대2로 대승했다.

콘테 감독은 경기 전 "손흥민이 현재 자신의 폼에 화가 나 있다"면서 데얀 클루셉스키, 해리 케인, 히샬르송 스리톱을 선발로 내세웠다. 개막 후 8경기에서 골맛을 보지 못한 손흥민의 올 시즌 첫 벤치였다.

3-2, 박빙의 우위를 유지하던 후반 14분 손흥민이 히샬리송과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후반 28분, 후반 39분, 후반 41분 연거푸 골망을 흔들었다. 침묵을 깬 손흥민의 '미친' 활약에 토트넘 홈 경기장은 난리가 났다. 리그 6경기에서 침묵한 손흥민이 불과 13분 만에 3골을 터뜨리며 보란 듯이 날아올랐다. 경기 최우수선수는 떼논 당상. 토트넘은 5승 2무, 승점 17점으로 맨시티(승점 17)에 이어 리그 2위로 뛰어올랐다.

당연히 이날 기자회견장엔 온통 손흥민에 대한 질문이 차고 넘쳤다. "후반 손흥민의 퀄리티가 빛나기 전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오픈 게임 아니었나?" "손흥민에게 그런 휴식을 준 게 아주 좋은 결정이 됐는데, 결정 내리기 어렵지 않았나" "예전엔 일부 선수들이 매일 경기 뛰는 게 아주 쉬운 일 아니었나" "너무 많은 옵션이 문제가 되는 걸로 보이는데 빅클럽은 꼭 로테이션을 해야 하나" "손흥민 어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로테이션을 하는 것인가" 등등 손흥민 관련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손흥민이 '13분 해트트릭'으로 영원한 클래스를 입증한 직후 현지 미디어의 분위기도 확 달라진 모습. 후반 해리 케인, 손흥민의 눈빛 호흡이 살아나며 분위기를 바꿔내면서 과거 토트넘의 자랑이자 장기인 '손-케 듀오'의 간결하고 단순하고 파워풀한 공격 조합에 대한 향수가 떠올랐다. 이 부분을 콘테 감독은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콘테 감독은 "내 기억에 올 시즌 많은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은 내게 쏘니(Sonny)가 골을 넣지 못하는데 왜 빼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내게 쏘니는 결코(never)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라더니 "네버, 네버, 네버"를 세 차례나 반복해 확고한 믿음을 표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말 훌륭한 사람, 어메이징하고 뛰어난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손흥민을 향한 절대신뢰를 표했다. "쏘니는 우리 팀이 해리 케인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2명의 베스트 플레이어 중 하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럼에도 콘테 감독을 새 시즌 로테이션 가동에 대한 확고한 소신도 거듭 천명했다. "동시에, 반복해 말하지만 나는 선수들을 보호하고, 선수들의 미래까지 보호하기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약 쏘니가 다치거나, 해리가 다치거나, 히샬리송, 쿨루셉스키가 다칠 경우 우리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루카스 모우라가 한달동안 뛰지 못하는 걸 봤을 것이다. 내게도 정말 팀을 관리하기에 어려운 부분이었다"라면서 "이런 이유로 나는 나의 일, 구단, 선수들의 복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건 A매치 휴식기 이후 12경기에서 우리는 로테이션을 계속 가동할 것이다. 내가 실수할 수도 있지만, 내가 내릴 모든 결정들은 솔직한 결정, 오직 팀을 위한 결정들이다. 나는 승리를 원하고 내 선수들이 최고의 피지컬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팀을 위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콘테 감독은 교체 투입된 손흥민의 해트트릭, 맨오브더 매치 (Man of the Match) 활약에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표했다. 경기 후 손흥민에게 한 말을 묻자 그는 "해트트릭 기념구와 맨오브더매치 트로피를 든 쏘니를 보게 돼 기뻤다"며 진심을 전했다. "내게도, 팀 동료들에게도 어메이징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부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쏘니뿐 아니라 우리가 이게 필요했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유쾌한 '로테이션' 농담을 가동했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어가게 되면 다음 경기에도 이 상황이 반복될지 모른다. 나중엔 선수들이 내게 찾아와 '제발 벤치에 앉혀주세요' 부탁하고 나서 또 3골을 넣을 수도 있다. 물론 농담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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