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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실점=패배' 막판까지 해결되지 않는 제주의 고민, 뒷심과 효율성이 안보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09-07 15:48 | 최종수정 2022-09-08 06:30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점유율 65% 대 35%, 슈팅 숫자 17-7. 지난 6일 제주 유나이티드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남긴 스탯이다. 제주는 경기 초반부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공격에 할애하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결과는 인천의 1대0 승리였다. 후반 7분에 페널티 아크 우측에서 날린 인천 이강현의 중거리포 한방으로 승패가 결정났다. 제주의 '선제실점 필패' 징크스는 이날도 계속됐다.

올 시즌 제주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제주는 올 시즌 '울산-전북'의 2강 구도를 위협할 수 있는 유력한 다크호스로 손꼽혔다. 지난해 리그 득점왕 주민규가 건재한데다 윤빛가람 최영준 등 실력파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2020년 K리그2 우승(다이렉트 승격), 2021년 승격 첫 시즌 K리그1 4위의 성적을 만들어낸 남기일 감독의 지도력 또한 제주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이른 현재, 이러한 기대감은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30라운드를 소화한 7일 현재, 제주는 승점 42점(11승9무10패)으로 간신히 5위를 유지하고 있다. 6위 수원FC에 승점 2점차로 쫓기는 상황이다.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순위를 목표로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5위 유지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지적되는 요인은 바로 뒷심과 공격 효율성의 부족이다. 바로 인천전이 대표적이다. 제주는 매 경기 공격적인 전략으로 나오지만, 쉽게 골을 넣지 못하다 상대의 역습에 선취골을 자주 허용한다. 그리고 이렇게 먼저 골을 내준 뒤에는 거의 대부분 패배하는 패턴이다.

올해 제주가 기록한 10번의 패배 중에서 무려 90%에 해당하는 9패가 이렇게 선취골을 내준 경기에서 나왔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포항전 패배(0대3)를 시작으로 4월 5일 울산전(1대2), 5월 18일 울산전(0대1), 6월 21일 대구전(0대1), 6월 26일 강원전(2대4), 7월 5일 김천전(0대4), 7월 30일 전북전(0대1), 8월 2일 성남전(1대2)에 이어 6일 인천전(0대1)까지다. 1골이라도 먼저 내주면 거의 뒤집지 못한다.

제주가 선제골을 허용하고, 역전승리를 거둔 건 5월 15일 수원FC전(3대1 승리)이 유일하다. 8월 27일 울산전(1-1)과 9월 2일 수원전(2-2)에서는 간신히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오히려 선제골을 넣고도 이기지 못한 경기도 4번이나 된다. 4월 10일 인천전(2-2), 7월 2일 서울전(2-2) 7월 16일 포항전(1-1)은 무승부로 끝났고, 8월 20일 수원을 상대로는 전반 16분 진성욱이 선취골을 넣었지만, 전반 21분과 30분에 각각 수원 오현규와 류승우에게 동점, 역전골을 허용해 1대2로 졌다.

사실 골이 많이 나오지 않는 축구의 특성상 선취골을 내주고 역전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올해 제주는 기록에서 나타나듯 헛심만 많이 쓰다가 뒤로 갈수록 지쳐 쓰러지는 모습을 자주 노출하고 있다. 가뜩이나 이동거리로 인한 체력 소모가 큰 팀의 특성 때문에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선수들이 더 쉽게 지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지만, 소득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패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정규리그 4위 이상'의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 남은 정규리그와 스플릿 라운드에서 남 감독이 과연 이런 문제점에 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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