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경기는 2010년대 K리그를 대표하는 흥행카드였다. 두 팀은 K리그 우승컵을 주고받으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당시 팀을 이끌던 감독들의 입담 대결도 관심을 모았다. 최강희 당시 전북, 최용수 당시 서울 감독의 '최씨 감독 경쟁'도 그라운드 밖 흥행 요소였다. 두 팀의 대결은 '전설의 매치'로 불리게 됐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2017년을 기점으로 전북이 압도적 우위를 가지고 가게 됐다. 서울은 2017년 7월 2일 홈에서 2대1로 승리한 것이 마지막이다. 그 이후 전북은 서울을 상대로 16경기 무패(13승3무)를 달렸다. 최근 10경기에선 8승2무를 챙겼다.
또 한 번 '전설의 매치'가 펼쳐졌다. 두 팀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30라운드 대결을 펼쳤다.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했다. '홈팀' 전북은 최근 세 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 인천 유나이티드(1대3 패)-포항 스틸러스(2대2 무)-김천 상무(2대2 무)를 상대로 2무1패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뒤 치른 두 경기에서 무승부에 머물렀다. '원정팀' 서울도 마음이 급하긴 마찬가지였다.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0대2 패)-수원 삼성(1대3 패)에 일격을 허용했다. 라이벌 팀과의 대결에서 패하며 더 큰 상처를 입었다.
두 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하지만 '베스트 전력'으로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두 팀 모두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렀다. 여기에 각종 부상, 경고누적 등 변수가 겹쳤다. 결전을 앞둔 김상식 전북 감독이 "(최종명단) 18명을 꾸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한 이유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기성용을 완전 제외했다.
그렇다고 물러설 순 없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기록이다. 우승이란 목표를 향한 의지가 강하다. 잘 이겨낼 것으로 생각한다. 추석을 앞두고 있다. 팬들에게 승점 3점을 선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 감독은 "선수들도 그런 걸(전적)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서울의 엠블럼이 이런 화제의 중심에 있는 것이 부끄럽다"며 선수들의 활약을 촉구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전북이 기선제압에 나섰다. 역습 상황에서 문선민이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김보경도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이는 서울 골키퍼 양한빈의 선방에 막혔다. 전북이 빠른 시간에 변화를 줬다. 전반 31분 이승기 대신 바로우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반은 0-0으로 막을 내렸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북이 또 한 번 교체를 단행했다. 김진규가 벤치로 물러났다. 구스타보를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구스타보는 경기 재개와 동시에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분위기를 탄 전북은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서울도 교체카드로 맞불을 놨다. 정한민 백상훈 대신 일류첸코와 케이지로가 나섰다. 15분 뒤 강상희, 팔로세비치를 빼고 오스마르, 임민혁을 넣어 재차 변화를 줬다. 전북도 김보경을 빼고 한교원을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갔다. 양 팀 모두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북 입장에선 후반 추가 시간 박진섭의 헤딩이 상대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온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다. 경기는 0대0으로 막을 내렸다. 전북은 14승10무6패를 기록했다. 서울은 9승10무11패가 됐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