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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오오렐레! 오오렐레!"
23일 전북 현대 U-15팀(금산중·이하 전북)과 전남 드래곤즈 U-15팀(광양제철중·이하 전남)간 '2022 GROUND.N K리그 유스 챔피언십' 결승전이 벌어진 천안축구센터 메인구장. 4대1로 우승한 전북 선수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관중석쪽을 바라보며 '오오렐레'를 제창했다.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기쁨의 순간, 프로팀 경기에서 울려퍼지는 전북의 응원가를 '소환'한 것이다. 전북 공격수 한석진은 "오오렐레가 좋아서 선수들끼리 자주 부른다. 이따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부를 것 같다"며 웃었다.
이런 자부심은 이번 대회의 취지와 부합한다. '2022 GROUND.N K리그 유스 챔피언십'은 K리그 전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이 참가해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7월 30일부터 4일까지 경북 영덕에서 열린 U-11과 U-12(이상 초등부) 대회에는 각각 18팀과 22팀, 11일부터 23일까지 천안에서 열린 U-14와 U-15(이상 중등부) 대회에는 각각 20팀과 22팀, 7월 16일부터 7월 28일까지 같은 천안에서 진행된 U-17과 U-18(이상 고등부) 대회에는 각각 18팀과 23팀이 참가했다.
15세이하의 경우 '성적' 보단 '성장'이 중요한 시기이긴 하지만, 유스 챔피언십을 통해 '미래의 K리그 라이벌'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자산이 된다. 또래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내 실력을 스스로 검증할 기회이기도 하다. 프로축구연맹은 이에 발맞춰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콜업 제도'를 도입했다. U-17 대회에 중등부 선수가, U-14 대회에 초등부 선수가 참가토록 한 것이다. '잠재력 있는 선수의 조기 발굴 및 우수 선수 육성 장려'가 목적이다. 박경택 이평강 김도현(이상 포항) 한석진 권연우(이상 전북) 윤준성 안승호(이상 전남) 이수빈 이시현 오현석(이상 충남아산) 김세형(울산) 김범준(제주) 등 12명은 지난달 U-17 대회에 참가했다. 한석진은 "처음엔 피지컬에 밀려 힘들었지만, 이내 적응했다"고 말했다.
팬들은 이 대회를 통해 '미래의 K리거, 미래의 우리팀 선수'를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정상빈(그라스호퍼)은 유스 챔피언십이 배출한 스타 중 한 명이다. 과거 수원 삼성 유스 출신으로 무대를 누빈 뒤 "킬리안 음바페와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당당한 포부가 화제가 됐었는데, 지난해 19세 나이로 프로에 데뷔해 골을 넣고 음바페의 '팔짱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국가대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동경(샬케04) 엄원상(광주) 등도 유스 챔피언십을 통해 일찌감치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선수들은 경기 외 시간에 미리 준비한 아이돌 그룹의 춤을 추거나, 유행하는 모션을 따라하는 영상을 찍어 큰 화제를 모았다. 부천의 '볼빤간 사춘기 댄스'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500만뷰 이상을 기록했고, 수원의 콘텐츠는 댓글이 1000개 이상이 달렸다. 각 프로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이르면 4~5년 뒤에 프로무대로 콜업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것이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초로 타이틀 스폰서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유소년 축구에 지원을 계획하고 있던 굴지의 게임 제작사인 넥슨과 손잡았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GROUND.N K리그 유스 챔피언십'이다. 연맹과 넥슨은 올해 1월 파트너 협약을 맺고 'GROUND.N'을 공동 출범한 바 있다. 'GROUND.N'은 넥슨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응원하고 축구 저변의 확대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풀뿌리 축구 후원 캠페인이다.
연맹은 경쟁 보다는 경험에 초점을 맞춰 토너먼트 비중을 줄이고 조별리그 비중을 높였다. U-12 대회의 경우 조별리그 5경기와 최종라운드 1경기로 진행됐다. 참가팀은 최소 5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앞선 유스 챔피언십에선 우승팀을 따로 가리지 않았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경쟁은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U-15 대회와 고등부 대회는 조별리그 이후에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앞서 열린 U-17 대회와 U-18 대회에선 각각 울산 현대와 FC서울이 우승했다.
U-15 대회부터 U-17, U-18 대회까지 3개 대회에서 동시에 우승한 유스팀은 없었다. U-15 대회 우승팀은 전북 현대였다. 전북은 9골을 넣은 한석진의 맹활약에 힘입어 조별리그에서 모두 3골 이상을 넣었다. 4강에서 만난 수원 상대로 3대1 승리하며 결승에 오른 전북은 전남과의 결승전에서 후반에만 4골을 몰아치며 '7경기 전승 우승' 쾌거를 이뤘다. 최우수지도자상을 탄 이광현 감독은 "(전북 시절 동료였던)김상식 감독이 '잘했다' 한마디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안치준 팀장은 "이번 대회는 모처럼 유관중 대회로 열려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면서 "이 대회가 선수들이 프로 진출, 나아가 해외 진출하는 데 있어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안=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