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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진이 얄궂다.
전북 현대는 3일 춘천송암운동장에서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6라운드를 치른다. 최근 8경기에서 6승2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전북은 선두 추격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시즌 내내 발목을 잡은 홈 징크스도, 최근 홈 5경기 무패(3승2무)를 달리며 살아나는 모습이다.
하필이면 상대가 강원이다. 강원은 현재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김대원 양현준, 양 날개의 폭발력이 대단하다. 김대원은 10골-7도움이라는 엄청난 생산력을 자랑하고, 지난 토트넘전을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양현준은 매경기 성장하는 모습이다. 둘을 지원하는 발샤, 이정협 등 스트라이커는 물론, 정승용 김진호 두 좌우 윙백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 하다. 비록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쇼에 막혀 1대2로 패하기는 했지만, '선두' 울산 현대를 상대로도 가공할 공격력을 보인 강원이었다.
최근 공격력이 살아나고는 있지만, 올해 전북을 지탱시켜주는 힘은 단연 수비다. 전북은 현재 19골만을 내주며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탄탄한 수비를 앞세운 전북은 다시 우승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강점인 수비진에 균열이 온 순간, 울산마저 힘들게 한 '가장 뜨거운 팀'을 만나게 됐다. 강원전 다음 경기가 울산전인만큼, 흐름을 위해서도 중요한 경기다. 김상식 전북 감독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일단 수비형 미드필더 류재문이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믿을맨'은 단연 박진섭이다. 겨울 대전하나 시티즌에서 데려온 박진섭은 전북의 복덩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센터백으로 변신한 박진섭은 '원래 포지션이 센터백이었나' 싶을 정도로 능숙한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 대전 시절 스리백의 가운데 자리는 종종 봤지만, 포백의 센터백은 전혀 다른 자리다. 박진섭은 놀라운 센스를 앞세워 포지션 변경에 성공했다. 장기인 헤더는 센터백 자리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고, 미드필더 출신 답게 후방 빌드업에서도 장점을 보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커버 플레이와 경기를 읽는 눈, 그리고 수비 리딩까지 향상되고 있다.
박진섭은 홍정호가 갑자기 빠진 지난 제주전(1대0 전북 승)에서도 윤영선과 호흡을 맞춰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지난 시즌 득점왕' 주민규를 '슈팅 0개'로 묶었다. 김상식 감독은 "이쯤되면 수비수로 대표팀에 발탁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진섭이 속도가 좋은 강원을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전북 입장에서는 강원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