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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축구선수의 삶이구나 생각했다. '반짝'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다."
'돌아온 수원 삼성 영건' 전진우(23)가 19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 일전을 앞두고 강인한 각오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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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의 극장골을 꽂아넣은 성남전 그는 "내전근, 앞근육, 종아리까지 양 다리 모두 쥐가 났다. 축구선수라 그런지 슈팅할 때는 잠시 잊었다. 슈팅하고 뛰어가면서 세리머니를 하는데 주저앉았다"며 골 장면을 복기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채 절박하게 '사혈침'을 요청하던 장면에 대해선 "저한테는 너무나 간절했다. 1분1초가 아까웠다. 쥐가 나면 팀에 피해가 된다는 사실이 미안했지만 한편으론 끝까지 책임을 지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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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우의 부활을 누구보다 반긴 건 '리그 최강' 수원 팬들이다. 전진우는 "예전에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쉬다 보니 당연히 기대도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한 달동안 예전처럼 다시 관심과 기대를 받는 선수가 됐다. '이게 축구선수의 삶이구나' 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선수는 운동장에서 뛸 때 행복하단 걸 새삼 느꼈다. 이 행복과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련은 힘이 된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은 진리다. 전진우는 "축구라는 직업이 업다운이 많다. 뜻대로 되지 않고, 부상도 있고…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는데 절대 그럴 수 없다. 힘든 시기는 언제나 올 수 있다. 무너질 수도 있고 추락할 수도 있다. 제게 그 시련이 조금 일찍 왔다고,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매탄중고 시절엔 행복한 일들만 있었다. 하지만 전 그때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좋다. 그냥 무너졌다면 보기 싫었을 텐데, 이겨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모든 부분에서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면에서 지금의 내가 더 마음에 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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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우는 A매치 휴식기 체력 보강에 전념했다. "무더운 여름 체력적인 고비를 잘 넘기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피지컬코치님과 연락해 휴가기간에도 프로그램을 받아 개인훈련을 했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편하지만, 축구를 잘해서 받는 응원이 쉬는 것보다 행복하다"고 했다. "'반짝'하고 싶지 않다. '반짝'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다. 힘든 시절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 잘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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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은 손흥민, 황의조, 김진수 등 '92라인'의 계보를 이을 대한민국 축구의 'MZ 황금세대'다. 엄원상, 정우영, 조영욱, 송민규, 오세훈 등이 모두 99년생이다. 19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수원-서울의 이겨야 사는 슈퍼매치, 물 오른 '1999년생 동갑내기 영건' 대결에 기대가 쏠린다. 조영욱은 14경기 2골2도움, 전진우는 5경기 2골을 기록중이다. 조영욱은 황선홍호의 U-23 챔피언십 조별예선 말레이시아, 베트남전에서 연속골(3골)을 터뜨리고 태국전서도 결승골을 도우며 '무패' 8강행을 이끌었다. 전진우 역시 최근 상승세에 자신감, 독기까지 품었다.
지난 4월10일 상암벌서 펼쳐진 시즌 첫 맞대결에선 수원이 서울에 0대2로 완패했다. 전진우는 "홈에서 승리의 약속을 책임지겠다. 반드시 패배를 설욕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더 많은 팬들이 와주시면 큰 힘이 될 것같다"며 안방 팬들의 압도적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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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