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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스포츠 중계 시장에도 '혁명'이 일어났다. K리그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 생중계에 도전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쿠팡플레이는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 향후 4년간 K리그의 발전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프로연맹은 2020년 자체 미디어센터를 설립, 국내 업체가 아닌 유럽 중계권 전문 업체에 중계 판권을 판매하는 등 국내 프로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왔다. 지난해에도 KT와의 공동 지분 투자를 통해 스포츠 전문 채널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영상사용권을 판매해 2차 콘텐츠 생산 활성화를 시도했다.
OTT 플랫폼이 뉴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지는 꽤 됐다. 하지만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 진입한 것은 오래 되지 않았다. 최근 몇몇 국내 OTT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상당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도 축구 국가대표 경기와 해외파 한국 선수들의 리그 경기 중계를 통해 축구팬들에게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올해 기존의 온라인 중계권사들과 공동으로 비독점 중계를 한다. 내년부터는 또 달라진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독점 중계권을 갖는다. 다른 플랫폼에 재판매를 할 가능성도 있지만 쿠팡플레이는 독점중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플레이가 지급하는 중계권료는 양사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 다만 기존에 프로연맹이 받던 뉴미디어 중계권료에 비해 약 100%(추정) 대폭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연맹은 중계권 수입을 중계방송 품질 향상에 지속적으로 재투자하여 K리그 중계방송을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최고의 중계 퀄리티로 프리미엄 콘텐츠화하겠다는 취지다.
쿠팡이 추후 독점중계를 하더라도 온라인에 한정되고, TV중계는 여전히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한 경기 하이라이트와 2차 가공 콘텐츠들은 꾸준히 무료로 빠르게 공급할 예정이다. 대중에 대한 노출 빈도가 감소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프로연맹의 복안이다.
이번 파트너십 조인식에는 쿠팡플레이 김성한 총괄 디렉터와 이종록 스포츠콘텐츠 이사, 프로연맹 한웅수 부총재, 조연상 사무총장,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한웅수 부총재는 "K리그에 투자와 지원을 약속한 쿠팡플레이 측에 감사드리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번 파트너십을 K리그 중계 품질 향상과 콘텐츠 다양화를 통한 팬 만족 증대의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한 총괄 디렉터는 "쿠팡플레이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손잡고 K리그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나아가 한국 축구의 성공 스토리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며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국내 축구팬 여러분에게 더욱 다채롭고 즐거운 축구 콘텐츠 시청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쿠팡플레이는 5월 5일 K리그1(1부) 10라운드부터 쿠팡플레이 OTT 서비스를 통한 K리그 전 경기 생중계를 개시한다. 또 K리그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대한민국 프로축구 세계를 그린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쿠팡을 통한 K리그 굿즈 상품 판매와 이벤트 경기 등 K리그의 팬 베이스 확장을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
영상콘텐츠는 이른바 '숏폼'이 대세다. 프로연맹이 선택한 중계방송에 대한 투자는 생중계 품질은 물론 중계방송 화면을 활용한 2차 가공 콘텐츠의 품질까지 향상된다는 점에서 짧은 길이의 콘텐츠에 매력을 느끼는 젊은 세대에 대한 소구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중계 플랫폼의 흐름이 바뀌는 시기를 읽고 뛰어든 K리그가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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