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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난 3일이었다.
물론 수원FC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것도 있다. 수원FC는 지난 시즌 최다실점을 기록한데 이어, 올 시즌에도 최다 실점 2위를 기록 중이다. 중요하게 볼 것은 경기운영이다. 수원FC는 리드를 하는 경기에서도 수비 숫자를 늘리는 대신, 공격 숫자를 유지한다. 어떨때는 늘리는 경우도 있다. 지키는 대신 마지막까지 득점을 노린다. 보는 입장에서는 즐거울 수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피가 마른다.
사실 성적을 생각하면 공격축구를 고수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스포츠계에 유명한 격언이 있다. '공격이 강한 팀은 팬들을 즐겁게 하고, 수비가 강한 팀은 감독을 즐겁게 한다.' 수비가 강해야 성적을 얻는다는 이야기다. 매 시즌을 앞두고 모든 감독들이 으레 "올 시즌에는 팬들이 즐거워 할만한 공격축구를 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승점 1을 위해 발을 뒤로 빼곤한다. 감독직이 '파리 목숨'에 비유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수원FC가 잠그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라스, 무릴로, 김 현 등이 줄부상으로 쓰러진 후 치른 4, 5라운드에서 어쩔 수 없이 '10백' 축구를 펼쳤다. 두 경기에서 승점 4를 수확했다. 결과에도 김 감독은 "이런 식으로 축구해야겠나"라며 안타까워 했고, 주축들이 조금씩 돌아오자, 곧바로 공격축구로 방향을 선회했다. 김 감독식 공격축구의 기본은 '선수 중심'이다. 선수들이 가장 잘하는 것을 하게 해준다. '코리안 메시' 이승우는 김 감독의 지도 속 부활을 시작했다. 라스도, 무릴로도 그렇게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탈바꿈했다.
수원FC가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수비가 더 좋아져야 한다. 김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전형이나 전술을 바꿀 생각은 없다. 지금처럼 팬들이 즐거운 축구를 하는 것, 그러기 위해 더 많은 골을 넣는 것, 지금 김 감독의 머릿 속에는 이게 우선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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