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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최악은 피했지만 만만한 상대는 한 팀도 없다. 그렇다고 넘지 못할 산도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고 월드컵은 늘 '경우의 수'와 싸우는 '가시밭길'이었다.
호날두(맨유), 수아레스(AT마드리드), 파티(아스널)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의 간판이라면 한국 축구는 '손흥민(토트넘) 보유국'이다. 그래서 '죽음의 조'라는 평가도 있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H조는 난투극이 벌어질 것이다.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 그리고 한국은 서로를 파괴할 것이다. H조가 '죽음의 조'다. 아마도 암흑의 조편성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미소짓는 암살자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은 빅 게임 플레이어다, 어떤 경기에서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평가도 눈길을 끈다.
카타르월드컵도 환경은 똑같다. 16강에는 조 1, 2위가 오른다. 벤투호로선 2승 이상을 거두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물고 물리는 대혼전이 예상되는 만큼 최소 1승2무(승점 5)는 해야 조별리그 통과를 노릴 수 있다. 접전의 상황에서 승점 4점(1승1무1패)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전적이다.
그래서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최소한 비겨야 16강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만에 하나 우루과이에 패한다면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가나전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가장 먼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어떻게 우루과이를 상대하는 것이다. 첫 경기를 잘 치르고 나면 다음 상대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 지도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2차전 상대인 가나는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하는 팀 중 FIFA랭킹(60위)이 가장 낮다. 굳이 꼽자면 최약체로 분류할 수 있다. 가나전에는 '필승' 뿐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하지만 포르투갈전은 또 다르다. 1, 2차전 결과에 따라 극과 극의 환경과 마주할 수 있다. 한국이 4년 전 러시아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2대0으로 꺾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전 세계도 기억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조국과 맞닥뜨려야 하는 기구한 운명이다. 그러나 '적'인 포르투갈을 너무 잘 안다는 것은 강점이다. 그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잘 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내 감정이나 생각을 넣을 수 없다. 그건 스포츠가 아니다. 나는 한국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반면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한국에는 벤투 같은 좋은 감독이 있다. 피하고 싶었던 감독이다. 한국은 톱 퀄리티의 팀"이라고 치켜세웠지만 또 다른 인터뷰에선 "경기력 면에서 한국은 잘 아는 팀은 아니다"고 말했다.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향한 총성이 마침내 지구촌에 울려퍼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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