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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감독님 예능도 챙겨보고 있다" vs "독특한 캐릭터다"
K리그 22개 구단이 매서운 추위를 뚫고 새 시즌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벌써 한 차례 훈련을 마치고 2차 훈련을 진행하는 구단도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개막이 열흘 가까이 빨라진 탓에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집중력으로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뜨거운 열기 속 선수단 분위기를 더욱 '업(UP)' 시키는 것이 있다. 바로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케미'다.
서민우는 지난 17일 부산 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독님을 처음 봤을 때 아우라가 있어서 무서운 느낌이었다. 그런데 훈련 때 같이 장난도 치면서 새롭다는 것을 느꼈다. 감독님 나온 예능도 좀 챙겨보면서 신경 쓰고 있다. '좋은 선수'가 되는 것보다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감독님께서 '골키퍼 빼고 다른 포지션은 다 볼 수 있겠다'고 말씀해주셨다. 말씀처럼 그 포지션을 다 맡을 수 있다면 정말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제자의 폭풍 멘트에 최 감독은 "참, 독특한 캐릭터다. 지나가다 한 말인데 그걸 또…. (말을 너무 잘해서) 교수님인 줄 알았다. 서민우가 이미지와 다르게 상당히 책도 많이 읽고, 철학 등에도 상당히 관심이 많다. 지금 본인에게 더 중요한 것은 축구다. 그 부분을 좀 얘기하고 싶다"며 허허 웃었다.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과 유준수(34)는 '티키타카'로 분위기를 풀어냈다. 올 시즌 주장 완장을 찬 유준수는 공식 기자회견 자리가 어색한 지 매우 긴장한 모습이었다. 유준수가 다소 우물쭈물하자 박 감독은 "아무래도 주장을 잘못 뽑은 것 같다. 말을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풀었다.
박 감독의 유머에 웃음을 되찾은 유준수는 과거 울산 현대에서 선후배로 뛰던 시절을 회상했다. 유준수는 "선수로 같이 뛰었을 때 그냥 너무 무서웠다. 앞에서 뭐라고 하면, 그저 '죄송하다'고 하면서 계속 뛰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감쌤'의 말이 큰 경험이 됐다. 내가 그때 축구에 눈을 많이 뜬 것 같다. 무서웠지만, 다가가려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박 감독을 슬며시 치켜세웠다.
'베테랑' 이우형 FC안양 감독은 백동규(31)의 일방적 사랑고백(?)에 진땀을 흘렸다. 백동규는 19일 창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독님을 딱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카리스마가 넘친다. 그러나 한 번씩 보여주는 인자한 웃음에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감독님께서 요즘 우리에게 미소를 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선글라스를 착용하신다. 올해는 꼭 승격해서 감독님께 덕장 뿐만 아니라 명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 감독은 깜짝 놀란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기자회견 뒤 백동규를 향해 "나 '닭살' 돋았다. 선글라스는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이라며 급히 해명했다. 백동규는 이 감독의 말에 "우리 감독님은 이렇게 '츤데레' 매력이 넘친다"며 미소 지었다.
울산 현대에서 재회한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37)은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19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이 마지막으로 열심히, 신나게 뛰고 은퇴하겠다는데 그 정도는 같이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박주영은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감독님께 부담을 드리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입을 뗐다. 농담이 아니었다. 박주영은 기자단과의 별도 미팅에서 "사실 연초가 되면 감독님께 편하게 안부 문자를 드리곤 했다. 이번에는 (협상) 진행 중이라고 해서 괜히 부담 드릴까 연락하지 못했다. 울산으로 가는 게 확정된 뒤에야 문자를 드렸다"고 속 마음을 전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두 사람은 이제 우승을 향해 다시 걸어간다. 박주영은 "감독님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 목표를 위해 나도 시즌을 잘 보내야 한다.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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