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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보단 숲을 보겠다'.
'이동국 후계자' 조규성(22·전북 현대)이 잠시 전주성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국군체육부대 소속 프로축구팀 김천 상무(2부) 입대를 위해서다. 아직 이르다면 이른 나이지만,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볼 때 지금이 적기라고 스스로 판단했다. 올 초 FC안양에서 전북으로 이적해 주력 공격수로 한 시즌을 소화한 조규성은 지난달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대회 참가를 앞두고 입대 결심을 굳혔다. 대회 기간 중 모라이스 전 전북 감독과 김상식 수석코치, 동료들, 프런트에 이 사실을 알렸다. 모라이스 감독은 '한국 군대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너의 아빠라도 지금 군대에 다녀오는 게 좋은 선택이라고 말해줄 것 같다. 그게 훗날 커리어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며 결정을 지지해줬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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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은 "내년에 22세룰에 적용이 안 된다. '그래서 피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내년에도 전북에 남아 올해 못 보여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가야 가장 좋을까를 고민하니, 군대가 딱 떠오르더라. 조언을 해준 주변분들도 대부분 '그래, 나이도 그렇고, 지금이 최적이다'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이동국으로부터 "담대하다"는 칭찬을 들었던 '이동국 후계자' 조규성은 계속해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얘기가 있다. 군대를 빨리 전역하고 돌아와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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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상무에 합격하기 위한 절차가 남았다. 일단 서류 심사, 체력 검사를 통과한 뒤 코로나19로 인해 1월 12일로 미뤄진 국군체육부대 실기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이 관문을 모두 넘으면 2월 3일(예정일)부로 최종합격자가 되어 1년 7개월간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복무한다. 아직은 먼 이야기일 수 있지만, 올해부로 상주에서 김천으로 연고지를 옮긴 상무에 합류한다면 올림픽 축구대표팀 동료 오세훈(21)과 한솥밥을 먹는다. 둘은 한국의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합작한 공격 듀오이자 선의의 경쟁자다. 조규성은 "만약 입대한다면 3~4달 정도 (오)세훈이와 같이 뛸 수 있다. (군대 얘기를 했더니)오면 잘 챙겨준다고 하더라. 그거 믿고 서류를 넣었다"라며 웃었다. '상병' 오세훈은 내년 6월 전역 예정이다.
한편, 조규성의 입대가 확정될 경우, 전북은 이동국 조규성 등 두 명의 공격수를 동시에 잃는다.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가 강원FC 임대를 마치고 돌아와도 한 자리가 빈다. 전북은 일단 구스타보와 호흡을 맞출 외국인 전방 공격수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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