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팰리스전 도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12-14 02:09 | 최종수정 2020-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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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많은 의미가 담긴 도움이었다.

'손샤인'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에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했다. 토트넘은 1대1로 비겼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평소 보다는 그렇게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유효 슈팅을 한개도 때리지 못하며, 토트넘 커리어 100호골 고지(현재 98골)에 실패했다. 하지만 필요한 순간, 행운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전반 23분 해리 케인에게 패스를 보냈고, 케인은 강력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시즌 7번째 도움이자 리그 4호 도움. 이날 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시즌 20번째 공격포인트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EPL 12경기와 유로파리그 7경기 등 총 19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13골-7도움(리그 10골-4도움)을 올렸다. 지난 시즌 41경기에 나서 18골-12도움으로 개인 최다인 30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손흥민은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아 20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부상만 없다면 커리어 최다 공격포인트 경신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리그 최고의 공격 듀오로 평가받는 손흥민-케인은 또 한개의 합작골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벌써 12번째 합작골. 리그 12경기를 소화한 지금, 매경기 한골씩을 합작해 내는 셈이다. 토트넘이 올 시즌 기록한 24골의 절반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특히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4개의 도움을 모두 케인에게 하고 있다. 케인은 리그 10도움 중 8개를 손흥민에게 기록 중이다. 이날 골로, 1994~1995시즌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튼이 블랙번에서 만든 EPL 단일 시즌 최다 득점 합작 기록인 13골에 불과 한 골차로 다가가게 됐다.

여기에 한가지 더, 손흥민과 케인은 이날 골로 통산 32개의 합작골을 만들었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기록 중인 EPL 역대 최다 득점 합작 기록(36골)에 4골차로 다가 섰다. 단일 시즌 최다, 역대 최다 기록 모두를 정조준하고 있는 지금, 손흥민-케인은 EPL 역대 최고 공격 듀오에도 성큼 다가서고 있다. 역대급 기록을 손에 넣고 있는 손흥민은 EPL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이같은 활약으로 경기 종료 후 크리스탈 팰리스전 '킹 오브 더 매치'에 뽑혔다. 39%의 지지를 받은 손흥민은 엄청난 선방쇼를 보여준 비센테 과이타(크리스탈 팰리스·27.8%), 케인(27.2%)을 큰 수치로 따돌리며 두 경기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현지 평가도 준수했다. 유럽축구전문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팀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인 7.0점을 부여했다. 선제골을 넣은 해리 케인이 7.9점으로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고, 시소코가 7.1점으로 케인의 뒤를 이었다.

한편, 경기 전 재밌는 상황도 있었다. 올 시즌 EPL은 '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의 일환으로 경기 전 출전 선수들이 무릎을 꿇는다. 하지만 손흥민이 이를 깜빡 잊었다. 주심이 킥오프 시그널을 주자 상대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가 뛰어들었고, 손흥민이 이를 쫓아갔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있는 가운데 한 머쓱한 실수였다. 상황을 파악한 손흥민은 곧바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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