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프리뷰]'탑독'수원FC-'언더독'경남, 뻔한 결말? 아니면 반전? '이 한판으로 승격이 결정된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11-27 08:01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 딱 한경기 남았다. 이 경기 승자가 K리그1(1부리그)에 올라갈 수 있다.

29일 오후 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승격의 주인을 가릴 단판 승부, 수원FC와 경남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플레이오프(PO)가 펼쳐진다. 승격 PO는 규정상 연장전 없이 90분 경기를 펼치고, 무승부시 정규리그 순위가 높은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수원FC는 정규리그에서 2위, 경남은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상주 상무가 연고지 이전으로 강등이 확정되며, K리그1 11위팀과의 승강 PO 없이 이 경기 승자가 바로 승격한다.

이번 경기 역시 한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역대 전적, 분위기, 상황, 모두 수원FC의 편이다. 2위로 시즌을 마친 만큼 어드밴티지도 있다. 하지만 PO는 강팀에게 인색한 무대였다. 역대 6번의 PO에서 기다리던 팀이 승리한 것은 3번, 딱 절반이었다.


방심 대신 승리 노래한 '탑독' 수원FC

일찌감치 PO행을 확정지은 수원FC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준PO 대진부터 수원FC가 바라는 시나리오대로 됐다. PO 상대 역시 수원FC의 바람대로 됐다. 수원FC는 올 시즌 경남을 3번 만나 모두 이겼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앞섰다. 설기현 경남 감독이 준PO를 치른 후 "수원FC가 훨씬 좋은 팀이다. 1부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 이유다.

수원FC는 마지막 두 경기를 포함해, 휴식기까지 PO 체제로 전환했다. 문제점을 체크하고,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안병준-마사-라스, 세 명의 공격수 조합에 대한 해법을 풀었다. 여기에 교체 없이 뛰어야 했던 주전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며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었다. 수원FC는 이렇다할 부상자나 결장자 없이 이번 경기에 나선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어느 정도 PO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 3주 동안 잘 준비했다"고 미소지었다.

고민은 경기 감각이다. 수원FC는 지난 7일 안양FC와의 최종전 이후 3주 가까이 공식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역대 2위팀들이 PO에서 고전했던 이유기도 하다. 김 감독은 "3주간의 시간이 우리 팀에게는 마냥 좋다고만은 할 수 없었다. 경기 감각에 대한 걱정이 컸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습경기를 좀 했다. 100% 해소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한 해법은 체력전이다. 김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우위에 있을 것이다. 많이 뛰는 축구로 경남을 제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모든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수원FC. 하지만 방심은 없다. 20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주포' 안병준은 "리그와 달리 PO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점점 긴장된다. 이 긴장감을 유지하되, 냉정한 경기 운영을 하겠다. 그리고 꼭 이기겠다"고 했다. 김 감독도 "1년 동안 선수들이 잘해줬다. 변수가 많은 단판승부에서는 흥분하지 않고, 냉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무승부 전략은 없다. 올 시즌 내내 보여준 것처럼 공격적인 축구로 승리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한없이 낮추며 칼 감춘 '언더독' 경남

경남은 지난 준PO와 딱 반대되는 상황을 맞았다. 비기기만 해도 PO에 올라갔던 준PO와 달리, 무조건 이겨야 한다. 21일부터 29일까지 세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체력적 부담감도 크다. 여기에 '허리의 핵' 정 혁과 '주전 수비수' 배승진이 경고 누적으로 나올 수 없다. 무엇보다 경남은 수원FC에 약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설 감독의 속내가 진심인 이유다. 설 감독은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안되더라. 우리가 안되는 것인가 고민도 많았다. 결국 상대를 인정하고 우리의 것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승부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감각이나 분위기면에서는 오히려 경남이 낫다. 추운 날씨도 유리한 부분이다. 설 감독은 "최근 대전과 두번의 경기를 했다. 첫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고, 두번째 경기는 비기기만 해도 되는 상황이었다. 둘 다 경험한 결과, 무조건 이겨야 할 때가 더 편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날씨 부분에서도 우리는 계속 경기를 하고 있기에 적응이 잘 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설 감독이 꼽은 반전의 포인트는 '수비'였다. 설 감독은 "결국 한 골 승부가 될 것이다. 한 골이 두 골, 세골로 바뀔 수 있다"며 "최대한 실점을 안하는 방향으로 운영을 할 것이다. 심리적으로 상대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점을 하지 않고 끌고 간다면 한번의 기회가 올 수 있다. 이를 노리고 90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실점을 안하기 위해서는 안병준을 막아야 한다. 안병준은 올 시즌 20골 중 가장 많은 4골을 경남전에서 넣었다. 장혁진은 "안병준의 결정력은 K리그2에서 최고다. 하지만 축구는 1대1이 아닌 11대11의 스포츠다. 팀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잉글랜드 울버햄턴 시절 아쉽게 PO를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울산 시절 6강 PO로 최종 결승까지 갔던 기억을 몸속 깊이 새기고 있는 설 감독은 한없이 자신을 낮추는 가운데서도, 승격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시즌을 하면서 '결국 수원FC와 PO를 하겠구나'는 생각을 했다. 정말 현실이 됐다"며 "1년 내내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굉장히 힘들 것 같다. 축구는 항상 이변과 변수가 있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즐기는 마음으로 하겠다. 그러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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