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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ACL히어로'이근호"건강X안전 최우선...부담감 떨치고 도전할 것"[현장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11-19 16:53



사진제공=울산 현대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더욱 예민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앞두고 울산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가 가장 강조한 것은 '건강'과 '안전'이었다.

지난 15일 ACL 출국길, 머리를 짧게 깎은 이근호의 표정은 비장했다.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 이근호에게 ACL은 선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 중 하나다. 2012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ACL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최우수선수의 영예도 누렸다. 2018년 여름, 우승과 영광 재현을 목표로 울산으로 돌아온 이근호에게 ACL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창궐한 가운데 낯선 외국땅에서 치러지는 대회는 또다른 의미다. 이근호는 "ACL은 뜻깊고 재미있는 대회다. 국가대항전으로 K리그뿐 아니라 각 리그 최고의 외국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은 기대되는 대회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좀 다르다"고 했다.

출국 직전 오스트리아의 A대표팀으로부터 팀 동료 골키퍼 조현우를 비롯한 선수들의 코로나 양성반응 소식이 들려왔다. 이근호는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측면에서 평상시와는 다르다"며 긴장감을 전했다.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더욱 예민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선수들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이 리그, FA컵에서 잇달아 준우승하며 선수단의 분위기도 가라앉은 상황에서 대표팀 코로나 악재의 직격탄까지 맞았다. 이근호, 박주호, 이청용 등 산전수전 겪은 고참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대해 이근호는 "여러 생각을 해봤다. 목표를 정하는 것도 좋지만 분위기를 무겁게 가져가기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가려고 한다"고 했다. "'우승하자' 다잡고 가기에는 분위기나 여러 면에서 침체된 부분이 있다. 즐기면서 부담감을 떨쳐내면 더 나은 경기력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힘든 상황에서 모두 함께 끝까지 완주하는 '원팀'의 의미를 강조했다. "부담감을 갖고 가면 되려 경직될 수 있다. 반대로, 가볍게 하고 싶다"고 했다.

이근호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복귀 후 시즌 막판 가벼운 몸놀림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12경기에서 3도움을 기록했고, 50-50클럽 위업도 이뤘다. 후반 조커로 투입돼 짧은 시간이지만 특유의 투혼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영건' 이동경과도 찰떡 호흡을 선보였다. 이근호는 "부상 부위에 적응하다보니 뒤로 갈수록 몸이 올라왔던 것같다. 지금도 컨디션은 좋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호텔 방에서 방역수칙을 엄수하는 가운데 훈련장과 경기장만 오가는 통제된 생활, 선수들도 준비를 몸과 마음의 준비를 철저히 했다. 이근호는 "저희도 이런 대회는 처음이다. 산책도 다닐 수 없다고 들었다. 호텔방 안에서 누워만 있는 것은 경기력에도 좋지 않다. 선수들 각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축구 외적인 것들을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게임, 영화, 요즘 많이 보는 축구 다큐 등도 다운받아 간다. 저는 아이패드를 챙겨간다. 다른 대회와는 다르다. 호텔안에서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1일 오후 10시 최강희 감독의 상하이 선화(중국)와 F조 첫 조별리그를 앞두고 코로나 변수가 최대 이슈다. (상하이 선화는 18일 퍼스 글로리에 2대1로 승리했다.) 19일 오전 6시(한국시각) 벤투호에 차출됐던 '울산 국대' 김태환, 정승현, 원두재 등 3명이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주전 골키퍼 조현우는 대표팀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며 오스트리아 빈에서 자가격리중이다. 전북과 서울이 소속선수들을 한국으로 귀국시킨 상황에서 울산 선수들은 일단 카타르 캠프에 합류했다. 코로나 검사 후 음성 판정이 나오면 추이를 지켜본 후 출전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울산 구단 측은 "한국에 들어와도 14일간 격리돼야 한다. 카타르 당국의 조치에 따라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판정이 나오더라도 격리를 통해 며칠간 경과를 지켜볼 것이다. ACL 대회 기간은 무려 한 달이다. 일주일이 지나도 음성 판정이 유지되고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선수들이 불안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협의해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온 선수들을 호텔 층을 달리해 따로 격리한다. 음성판정이 확실히 확인되기 전에는 전혀 기존 선수단과 대면하거나 접촉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 안전을 위해 구단 차원의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1~2주간 경과를 지켜보고, 코로나 검사결과에 따라 선수들의 인권과 건강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향후 조치를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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