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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의 손흥민과 왼발의 베일이 뭉치면..? 'KBS' 트리오, 드디어 뜬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10-14 06:00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토트넘 홋스퍼 트리오 'KBS'가 오는 주말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KBS'는 (해리)케인(26), (가레스)베일(31), 손흥민(28)의 앞글자를 딴 용어다. 레알 마드리드 측면 공격수 베일이 지난달 한 시즌 임대로 토트넘에 7년만에 복귀하면서 새롭게 결성했다. 무릎 부상을 안은 상태에서 합류한 베일은 A매치 휴식기에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빠르게 복귀한데 이어 케인만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건강하게 돌아오면, 19일 새벽 0시30분(한국시각)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가 'KBS' 데뷔전이 될 확률이 높다.

전방에서 수비와 싸워주면서 득점할 수 있는 케인, 측면은 뒤흔들면서 번뜩이는 플레이를 펼치는 손흥민, 빠른 스피드에 날카로운 왼발슛, 거기에 세트피스시 고공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베일. 이론상으론 최고의 스리톱 조합이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올시즌 4-3-3 또는 4-2-3-1 전술을 주로 쓰고 있다. 손흥민이 왼쪽, 케인이 가운뎃자리 고정이다. 손흥민과 케인은,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단한 2015년 여름 이후 EPL 최고의 공격 듀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시즌도 손흥민이 6골 1도움, 케인이 3골 6도움을 각각 기록했다. 둘과 짝을 이루는 오른쪽 측면은 주로 루카스 모우라가 맡고 있다. 이따끔 에릭 라멜라도 보인다. 하지만 오른쪽 자리는 늘 토트넘의 고민거리였다. 손흥민이 위치한 왼쪽을 주 공격루트로 활용하면서 오른쪽 미드필더는 수비적인 역할까지 요구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오른쪽 공격의 파괴력이 떨어지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리버풀과 맨시티와 같은 우승 경쟁권에 있는 팀들은 양 측면 공격의 무게감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시즌, 30년만에 잉글랜드 1부에서 우승한 리버풀을 보면,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가 측면 공격을 담당한다. 둘은 2018~2019시즌 나란히 22골을 넣으며 EPL 공동 득점상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살라가 19골, 마네가 18골 넣었다. 내부적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반면, 손흥민은 지난 시즌 이후 지금까지 17골, 모우라는 같은 기간 5골을 넣었다. 차이가 크다.


로이터 연합뉴스

출처=토트넘 SNS 영상 캡쳐

출처=토트넘 SNS 영상 캡쳐

출처=토트넘 SNS 영상 캡쳐
FC포르투, 첼시,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유 등을 거치며 무수히 많은 우승컵을 들었던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을 '빅4 도전 팀'에서 '우승권 팀'으로 만들기 위해 수준급 오른쪽 공격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잦은 부상에 따라 예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발휘하긴 어렵다 하더라도 한방 능력을 지닌 베일은 무리뉴호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베일은 오른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파고들면서 때리는 왼발 슛이 일품이다. 손흥민과 케인과는 분명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

토트넘 입장에선 공격 옵션이 늘어난 효과를 볼 수 있다. 번리,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같이 수비적인 팀과 경기를 할 때는 'KBS'를 동시에 선발투입할 수 있다. 리버풀, 맨시티, 레스터 시티와 같이 맞불을 놓는 스타일의 팀과 경기에선 안정적인 라인업을 꾸린 뒤, 후반에 베일을 투입해 승부를 보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베일의 특장점인 '왼발'과 '이마' 때문에 상대팀 수비진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013년 당시 세계 최고의 이적료(8500만파운드·약 1273억원)를 기록했던 선수,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4번 우승한 선수의 가세는 어떤 식으로든 손흥민에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물론 경기장 안에서 손흥민에게로 향하는 패스의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 손흥민이 최우수선수급 활약을 해도 언론은 '영국 출신' 베일을 조명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베일이 손흥민의 입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케인을 9번 공격수 자리가 아닌 9.5번 내지는 10번까지 끌어내려 손흥민의 뒷공간 침투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로 사우스햄턴전 5대2, 맨유전 6대1 대승을 이끌어냈다.

EPL 공격수 출신 대런 벤트는 지난 6일 맨유-토트넘전이 끝난 뒤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손흥민이 꼭 '베일이 우리 팀에 들어오고, 그가 월드클래스인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나를 잊어선 안 된다. 나는 베일만큼 좋은 선수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벤트는 "케인, 베일, 손흥민은 상대에게 공포를 줄 수 있는 공격 트리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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