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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철이 울산에 온 이유를 보여준 경기다."(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
'울산의 폭풍 이적생' 왼발의 홍 철(30)이 2경기 연속 도움으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팽팽한 균형은 전반 35분 깨졌다. 왼쪽 측면에서 '울산 풀백' 홍 철의 폭풍 질주가 시작됐다. 공격 지역까지 거침없이 치고 올라가 낮게 깔아찬 크로스, 직전 포항전 김인성의 선제골 때 보여줬던 홍 철의 왼발이 이번에도 통했다. '영건' 박정인의 영리한 페인트 모션에 이어 문전의 주니오가 골을 밀어넣었다.
이날 홍 철의 움직임은 16라운드 동해안더비 포항전, 김인성의 선제 결승골을 이끈 시즌 첫 도움 장면을 빼박았다. 2위 전북이 2시간 먼저 열린 경기에서 상주에 2대1로 승리하며 깜짝 1위에 오른 상황, 이겨야 사는 경기에서 2경기 연속 도움으로 울산의 2연승을 이끌며 '1점 차' 선두를 지켜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홍 철이 울산에 온 이유를 보여준 경기"라고 평가했다. 1~11라운드까지 울산의 공격은 이청용과 김태환이 버티는 오른쪽에 집중된 경우가 많았다. 홍 철의 가세로 울산은 좌우 측면이 모두 빨라지고 강해졌다. '국대 최강 풀백' 박주호의 건재속에 홍 철도 부활한 울산의 왼쪽은 자타공인 리그 최강이다. 홍 철은 "원래 후방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김도훈)감독님은 풀백으로서 더 발전하려면 앞으로 치고 나가서 더 높은 위치에서 공격적 크로스를 올려야 한다고 주문하신다"고 했다. 김 감독 역시 "파이널 서드 공략을 강조했다. 주니오, 박정인 등 침투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들이 나올 때는 크로스 역시 공격적인 위치에서 이뤄져야 한다. 홍 철같은 풀백이 전진하면 공격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훨씬 공격적으로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2경기에서 홍 철은 김 감독의 주문을 200% 이행했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공격이 막힐 때의 가장 좋은 해법이 측면의 스피드, 돌파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다. 김 감독은 "홍 철은 갖고 있는 것이 있는 선수이고, '좀 더해야 한다'고 푸시했을 때 그 몫을 해내는 선수"라며 믿음을 표했다. 올시즌 2라운드 수원 풀백으로 울산을 상대하다 발목을 다친 후 7월 초 이적한 울산에서 홍 철은 남모를 마음고생도 했다. 14라운드 부산전에서 3개월여만에 선발로 나서며 경기력이 뜻대로 나오지 않았다. "몸은 50%인데 120%를 하려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그 마음고생 덕분에 더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꼭 잡아야하는 경기에서 '홍 철 효과'로 귀한 승점 6점을 챙겼다"는 말에 김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이 이겨야 할 팀을 이기고, 결과를 갖고 오는 부분은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좌우 풀백들에게 "더 많은 포인트"를 기대했다. "올시즌 27라운드 중 10경기가 남은 시점이다. 막판으로 갈수록 매경기 더 힘들어질 것이다. 상대는 더 견고한 수비벽을 쌓을 것이다. 그럴 때 박주호, 홍 철, 김태환 등 좌우 풀백들이 양측면에서 활약해주면 좋은 찬스가 더 많이 나올 것이고, 우리 공격수들이 그 찬스에 득점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한때 울산의 약점이던 왼쪽은 이제 울산의 강력한 옵션이 됐다. 김 감독은 "홍 철, 박주호가 왼쪽에서 활약하면서 공격루트가 오른쪽으로 치우치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오른쪽, 왼쪽 다양하게 상대를 교란할 수 있고, 좌우로 넓어지는 공간을 통해 중앙에서도 찬스가 날 수 있다. 팀 전체에 몇 배 이상의 효과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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