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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우승짤' 이젠 안녕~ 30년만에 찾아온 실물 우승컵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7-23 16:45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날 국내 축구 커뮤니티에는 리버풀의 '무관'을 조롱하는 '짤'이 돌아다녔다. 온라인 게임 속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고 기뻐하는 이미지다. '게임에서만 우승하는 팀'이라고 조롱할 때 이 이미지가 쓰였다.

이제 그 이미지를 휴지통 속으로 고이 보내드려도 될 것 같다.

리버풀이 '실축'(실제축구)에서 우승이란 걸 했다.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강'의 입지를 구축하며 조기우승을 확정했다. 1990년 마지막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5번 준우승하고, 그사이 다른 대회에서만 14번 우승했던 리버풀이 30년만에 리그 우승 갈증을 풀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단기간에 해당하는 31라운드에 우승한 리버풀은 마지막 홈경기까지 우승 세리머니를 미뤘다. 그리고 22일 저녁 홈구장 안필드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었다. 늘 리버풀의 앞길을 막았던 첼시를 5대3으로 대파한 뒤 들어올린 타이틀이라 더 짜릿했으리라.

조던 헨더슨,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버질 반 다이크와 같은 실존(?) 인물들이 단상에 올라 사자가 새겨진 우승 트로피를 들고 반짝반짝 빛나는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사진기자가 진짜 사진으로 남겼다. 캡쳐파일이 아니라.


AFP연합뉴스
2015년 10월 부임해 리버풀의 꿈을 이룬 위르겐 클롭 감독은 "이보다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우리는 4개의 큰 트로피를 들었다. 믿기 어렵다"며 "하지만 여기선 멈춰선 안 된다. 다른 이들이 잠을 자며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 노력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스티븐 제라드 레인저스 감독은 어느정도 마음의 짐을 덜었다. 제라드는 리버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1998년부터 2015년까지 리버풀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우승선 앞에서 번번이 넘어졌다. 그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심적으로 힘들었노라 털어놨다.


리버풀 주장 헨더슨은 이달 초 인터뷰에서 "이번 우승은 우리 선수들과 팬뿐 아니라 스티비(제라드)와 케니(달글리시)와 같은 전직 선수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스티비에게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알고 있다. 제라드는 우리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리버풀 역사에 길이 남을 2020년 7월 22일 안필드에서도 옥에 티가 있었다. 30년만의 우승에 흥분한 나머지 수천 명의 팬이 안필드 밖에 옹기종기 모였다. 경기 전 클롭 감독, 헨더슨, 레전드 케니 달글리시, 머지사이드 지역 경찰 등의 신신당부에도 운집해 우승 파티를 즐겼다. 마스크를 낀 팬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홍염을 터뜨리는 팬, 안필드 성문을 오르는 팬들도 있었다.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일부 팬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같은 날 극적으로 프리미어리그 승격 티켓을 따낸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과 달리, 리버풀 선수들은 경기장 밖으로 나가 팬들과 함께 우승의 순간을 만끽하는 무개념 행동을 하지 않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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