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주저앉은 FC서울과 최용수 감독, 해답 없는 추락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6-18 06:0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상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FC서울, 그리고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주저앉았다.

17일, FC서울과 상주상무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대결이 펼쳐진 상주시민운동장. 킥오프를 앞두고 그라운드에 들어선 최 감독의 뒷모습이 축 처져있었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서울은 최근 3경기에서 1골-11실점을 기록하며 3연패 늪에 빠졌다. 특히 지난 14일 치른 대구FC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0대6으로 무너졌다. 자책골만 두 차례 기록하며 무릎을 꿇었다. 서울이 6골 차 완패를 당한 것은 안양 시절이던 1997년 4월 12일에도 리그컵에서 부천에 1대7로 패한 뒤 처음이다. 서울은 무려 23년 만에 불명예 기록을 다시 썼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변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은 상주를 상대로 선발 여섯 자리를 교체했다. 그동안 주전으로 뛰던 박주영 유상훈 등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외국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 감독의 교체 카드. 상황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공격은 소극적이었고, 수비는 흔들리기 일쑤였다. 서울은 전반 45분 내내 단 한 차례 슈팅을 날리는 데 그쳤다. 급기야 후반 13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에 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내줬다. 서울은 한승규와 한찬희 고광민을 빼고 알리바예프와 윤주태 김진야를 차례로 투입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서울(2승5패)은 원정에서 0대1로 패하며 4연패 늪에 빠졌다. 서울이 4연패를 당한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믿고 싶지 않는 현실이다. 서울은 불과 두 시즌 만에 다시금 '강등권 악몽'에 내몰리게 됐다. 서울은 지난 2018년 정규리그를 11위로 마감했다. 처절한 승강플레이오프 끝에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당시 위기에서 팀을 구했던 인물은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은 '벼랑 끝'에 몰린 친정팀 서울을 위해 기꺼이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서울로 돌아온 최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허를 찌르는 전술로 팀을 나락에서 구했다. 이듬해에는 서울을 3위로 끌어올리며 명예회복에 앞장섰다.

올해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개막전에서 강원FC에 1대3 역전패하며 빈틈을 보였다. 이후 2연승했지만, 이내 연패에 빠지며 흔들렸다.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욱 답답한 현실.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하던 최 감독은 결국 털썩 주저앉았다.


경기 뒤 최 감독은 "정말 팬들과 선수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연패 분위기를 빨리 끊어내고자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던 것 같다. 내가 부족해 4연패의 깊은 늪에 빠졌다. 빨리 추스르겠다. 분위기 탈피를 위해서는 나와 선수들이 다시 제 모습을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은 20일 울산 현대와 대결한다. 최 감독은 "실점도 실점이지만 득점하지 못하는 부분에 선수들이 심적인 부담을 갖고 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섬세하지 못한, 과감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빨리 힘든 일정 속에서 분위기 반전 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 연패의 사슬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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