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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오~래 기다리셨다.' 이제 해축(해외축구)도 집관(집에서 관람)모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이어 유럽 빅리그가 속속 재개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6월 11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6월 17일, 이탈리아 세리에A가 6월 20일을 각각 재개 날짜로 잡았다. 코로나19로 축구가 멈춘 지 석달여 만에 다시 문을 활짝 열 준비를 마쳤다. 주말 저녁의 공허함을 채워줄 손흥민과 리오넬 메시를 만나기 전, 석달 전까지 대체 유럽 리그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돌아본다면, 올 시즌 잔여 경기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우승 경쟁이 싱거워지면서 팬들은 빅4 싸움으로 관심을 돌렸다. 맨시티(57점), 레스터(53점)가 한 두발 앞선 상황에서 첼시(48점) 맨유(45점) 울버햄튼(43점) 셰필드(43점) 토트넘(41점) 아스널(40점) 등이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권 진입 또는 4위권 사수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맨시티가 재정룰 위반에 따라 챔피언스리그 출전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시즌 5위까지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딸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코로나 발발 이전까지 맨유가 이적생 브루노 페르난데스 영입 효과를 통해 가파르게 수직상승하고, 토트넘이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줄부상 여파로 8위까지 추락했었다. 이들 부상자가 돌아왔으니, 토트넘은 코로나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다. 강등권 트리오 본머스(27점) 애스턴 빌라(25점) 노리치 시티(21점) 역시 마찬가지.
2019~2020시즌 개막 이후 총 5팀이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왓포드는 지난해 9월 하비 가르시아 감독을 경질한 뒤 선임한 키케 플로레스 감독을 12월 또 경질했다. 현재는 나이젤 피어슨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아스널은 지난해 11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을 내치고 미켈 아르테타 감독을 선임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하던 에버턴과 웨스트햄은 12월말 각각 카를로 안첼로티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밖에 울버햄튼의 돌격대장 아다마 트라오레가 근육질 몸매와 파워풀한 드리블로 큰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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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메라리가는 '역시나' 양강 체제였다. 경기당 2.33골을 꽂아넣는 리오넬 메시의 바르셀로나와 경기당 0.7골만을 내준 레알 마드리드가 엎치락뒤치락 선두 싸움을 벌였다. 바르셀로나가 한발 앞선 흐름이었지만, 3월 2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엘클라시코' 결과로 인해 레알이 선두를 탈환했다. 27라운드에서 결과가 갈려 바르셀로나가 다시 선두에 올랐으나, 두 팀의 승점차는 2점에 불과하다. 3위권과의 승점차가 9점 이상으로 벌어져 이변이 없는 한 남은 시즌에도 이전과 같은 양상의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리가 3대장'으로 불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 부족한 모습으로 6위에 처졌다. 승리(11)보다 무승부(12)가 많다. 최소실점 2위에서 드러나듯 시메오네식 질식수비는 여전했지만, 팀 득점이 전체 12위에 그치며 공격수들이 제몫을 하지 못했다. 여기엔 큰 기대를 걸며 1억2600만 유로를 들여 야심차게 영입한 주앙 펠릭스의 부진 여파가 컸다. 펠릭스는 부상이 맞물리면서 28경기에 출전해 6골에 그쳤다. 같은 시기 1억 유로 이상의 이적료를 기록한 앙투안 그리즈만(바르셀로나)과 에당 아자르(레알)도 가성비 떨어지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개인 퍼포먼스면에선 '서른둘' 리오넬 메시를 따라올 선수는 없었다. 메시는 공격 파트너 루이스 수아레스의 부상과 우스만 뎀벨레와 같은 조력자들의 부상 여파에서 꿋꿋이 19골 12도움을 기록했다. 각각 부문에서 2위보다 5개씩 많다. 메시는 지난해 10월 개인통산 6번째 골든슈를 수상하고, 11월에는 라리가 개인 통산 34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12월에는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유벤투스)를 제치고 역대 최다인 6번째 발롱도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리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듀오 이강인(발렌시아)과 기성용(마요르카)은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이강인은 셀라데스 현 감독 체제에서 중용을 받지 못했다. 리그에서 단 297분을 뛰었고 1골을 넣었다. 지난해 11월에는 허벅지 부상까지 찾아왔다. 활약상을 조명하는 기사보단 프랑스 등의 무대로 떠날 거라는 이적설 기사가 더 많았다. 뉴캐슬과 계약을 해지한 기성용은 FC서울 입단 논란을 뒤로하고 지난 2월 마요르카에 입단하며 라리가 입성 꿈을 이뤘다. 에이바르전 교체를 통해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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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는 전통명가보단 돌풍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아탈란타는 세리에A에서 보기 힘든 '공격축구'로 AS로마, 나폴리, AC밀란 등을 끌어내리고 4위권에 진입했다. 경기당 3골에 육박하는 화력은 치로 임모빌레를 보유한 라치오와 호날두를 앞세운 유벤투스 그 이상이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로 이탈리아 안에서만 부는 돌풍이 아니란 것을 증명했다. 리그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무려 3명이었다. 요십 일리치치(15골), 루이스 무리엘(13골), 두반 사파타(11골) 등이다. 특히 일리치치는 리그 중단 전 '하프라인 골'을 쏘는 등 '축구도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득점왕 경쟁에선 일리치치도, 천하의 호날두도 임모빌레 앞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임모빌레는 경기당 1골이 넘는 27골을 폭발하며 라치오의 2위 돌풍을 이끌었다. 공격 포인트 34개는 유럽 5대리그 중 단연 1위였다. 호날두는 11개 모자란 23개. 물론 호날두도 엄청났다. 지난해 12월 1일 사수올로전부터 세리에A에서 무려 11경기 연속골을 터드렸다. 지난해 10월 국가대표팀 경기에선 개인 통산 700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터 밀란(54점)의 돌풍이 잦아들면서 리그 선두 싸움은 유벤투스(63점)와 라치오(62점)의 2파전으로 굳어졌다. 두 팀은 중단 직전 리그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쓸어담았다. 나폴리는 전반기와 후반기 180도 달라진 팀으로 꼽힌다. 12월 중순 젠나로 가투소 감독을 선임하기 전까지 리그에서 7연속 무승을 내달리던 팀은 이후 11경기에서 6승을 따내며 리그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1월에 라이프치히에서 영입한 미드필더 디에고 드미가 중원에서 부활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나폴리는 바르셀로나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두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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