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로나, K리그는 뛴다] ⑨충격의 강등 제주, 이름 빼고 모든 걸 싹 바꿨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4-10 06:00


사진제공=제주유나이티드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름 빼고 다 바꾸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너무나 큰 충격에 빠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다이렉트 2부 강등.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했고, 강등이 아닌 상위스플릿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 개막부터 이어진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감독 교체 충격 요법도 먹히지 않았다.

제주는 K리그2로 강등된 세 번째 기업 구단으로 이름을 남겼다. 자존심에 먹칠을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충격만 받고 있을 수 없었다. 아픔을 털어내고, 2020 시즌 새출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제주 스스로 얘기한다. 구단 이름 빼고 모든 걸 다 바꿨다고. 그만큼 변화의 폭이 크다.

제주는 강등 확정 후 빠르게 구단 수뇌부를 교체했다. 그리고 제16대 감독으로 남기일 감독을 선임했다. 광주FC, 성남FC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1997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구단이 제주의 전신인 SK였다. 무너진 팀을 추스르는데 최고 적임자였다.

제주의 철학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남 감독은 팀을 개편하기 위한 철저한 분석을 했다. '제주는 하나다'라는 구호 아래 원팀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팀 내부에 팽배한 패배 주의를 씻어내는 게 급선무였다. 남 감독은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있는 게 눈에 보였다. 선수들이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감과 책임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선수 한 명이 이 책임을 지려고 하면 안된다. 팀 전체의 책임이다. 시련도, 기쁨도 함께 누리자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바뀌고 있다. 남 감독 부임 후 새롭게 주장이 된 이창민은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남 감독님의 축구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볼을 잡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감독님이 오시면서 선수들 모두 기가 산 것 같다"고 밝혔다.

보통 2부 리그로 떨어지면 구단은 투자를 줄인다.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 전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윤빛가람(울산), 윤일록(몽펠리에) 등 주축 선수들이 떠났다. 하지만 제주는 과감한 투자로 그 공백을 확실히 메웠다. 구단은 남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번에 영입된 선수가 정조국 박원재 임동혁 발렌티노스 공민현 조성준 윤보상 주민규 이은범 김재봉 등이다. 모두 수준급 선수들이다. 남 감독과 함께 했던 선수들이 많아 조직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남 감독 축구의 테마는 강력한 전방 압박이다. 수비수 뿐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까지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고자 한다. 남 감독은 "강한 압박을 해야 팬들이 즐거워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 찬스를 많이 만들고, 골은 많이 터뜨리는 축구를 하겠다. 가장 큰 목표는 원팀이 되는 것이다. 원팀 정신으로 다시 K리그1 무대로 올라가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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