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왜 오지 않았나' 퍼거슨이 놓친 '월클' 스타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3-25 10:18


◇'자네가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그 친구인가'…알렉스 퍼거슨X호나우지뉴.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맨유팬 사이에선 신적인 존재인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도 알고 보면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다. 실수란 걸 한다. 26년 동안 맨유 사령탑으로 집권하면서 수많은 '미래의 슈퍼스타' 영입에 실패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영국 스포츠 라디오 '토크스포츠'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맨유에 거의 입단할 뻔한 슈퍼스타' 베스트일레븐을 보면, 맨유가 더 위대한 클럽이 될 뻔한 기회를 놓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물론, 이들 없이도 성공 가도를 달리긴 했지만.

이 팀의 골키퍼는 페트르 체흐다. 퍼거슨 전 감독은 2011년 인터뷰에서 "스타드 렌에서 뛰던 체흐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당시 19세였던 체흐가 (영입하기엔)너무 어리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체흐는 2004년 첼시에 입단해 4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파올로 말디니. 게티이미지코리아
포백은 오른쪽부터 필립 람-뱅상 콩파니-파올로 말디니-빅상트 리자라쥐다. 람은 독일 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에서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말디니는 이탈리아와 AC밀란의 상징적인 수비수였고, 리자라쥐는 프랑스 대표팀과 뮌헨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자랑했다. 콩파니는 맨유의 최대 라이벌인 맨시티의 레전드.

퍼거슨 전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진행한 한 행사에 참석해 "파올로 영입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부친인 체사레는 '내 할아버지도 밀란, 내 부친도 밀란, 나도 밀란, 내 아들도 밀란이다. 포기하시라'고 하더라"고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4-3-3 포메이션에서 3명의 미드필더는 폴 개스코인-지네딘 지단-다비드 실바로 꾸려졌다. 퍼거슨 전 감독은 1987년 당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신성 개스코인을 영입하려 했었다. 하지만 개스코인 부모에게 집을 사준 토트넘 홋스퍼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지롱댕 보르도에서 뛰던 지단의 경우, 같은 프랑스 출신 에릭 칸토나와 스카우트 팀장의 추천을 받았지만, '칸토나와 비슷한 포지션'이란 이유로 영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호나우지뉴-앨런 시어러-아르연 로번이 스리톱을 구성한다. 마틴 에드워즈 전 맨유 회장은 자서전에서 "시어러는 퍼거슨의 집까지 방문했다. 문제는 당시 블랙번 회장인 잭 워커가 지역 라이벌인 맨유를 싫어했다는 거다. 당연히 시어러를 맨유로 보내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지네딘 지단. 게티이미지코리아
로번은 맨유의 캐링턴 훈련장을 둘러보고 퍼거슨 전 감독과 식사도 했다. 하지만 이적은 성사되지 않았다. 로번은 2018년 한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PSV로 돌아간 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 구단은 첼시와도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첼시가 더 많은 이적료를 제시한 건지는 모른다. 만약 맨유에서 미팅 직후 오퍼를 넣었다면 나는 맨유로 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맨유는 2003년 호나우지뉴와 영입 협상을 벌였다. 데이비드 베컴을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고 당시 파리 생제르맹에서 떠오르고 있던 호나우지뉴를 영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호나우지뉴는 맨유 대신 바르셀로나를 택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에이전트를 맡은 호나우지뉴의 형이 문제였다. CEO였던 피터 케년도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호나우지뉴는 2년 뒤인 2005년 바르셀로나에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이미지=토크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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