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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변수, 역대급 전쟁 앞둔 K리그2가 촉각 곤두세우는 이유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2-14 05:32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대급 승격 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2020년 K리그2(2부리그).

개막도 하기 전에 큰 변수가 생겼다. 상주 상무의 거취다. 상주시는 지난 7일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고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된다'고 발표했다. 상무를 보내는 상주는 시민구단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상주는 시민 설문조사와 공청회 등을 거쳐 시민구단 창단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상주시는 6월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신청서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뛰는 상주는 성적과 관계없이 2부리그 강등이 유력하다. 계획대로 시민구단으로 변신에 성공할 경우에도, 경찰청과 작별 후 시민구단으로 재탄생한 아산의 전례에 따라 2부리그에서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K리그 규정 상에도 창단 구단은 K리그1(1부리그)이 아닌 K리그2에서 뛰게 돼 있다.

상주 변수로 K리그2 승격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당초 K리그는 1부리그 최하위팀과 2부리그 우승팀이 자리를 맞바꾸고, K리그1 11위팀과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가 홈 앤드 어웨이로 잔류와 승격을 두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K리그2 입장에서는 최소 하나, 최대 두 자리를 두고 싸운다. 하지만 상주 변수로 구도가 바뀌었다. 상주가 무조건 2부리그로 내려서며, 기존의 1.5장의 승격 티켓이 최대 2.5장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주가 최하위에 머물 경우 그대로 1.5장이 유지되지만,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상주는 올 겨울 문선민 권경원 오세훈 전세진 등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가세하며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1.5장과 2.5장의 차이는 꽤 크다. 일단 각 팀들의 승격 전략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기존에는 우승팀에게만 다이렉트 승격권이 주어지며, 상위권 팀들의 부담이 상당했다. 부산만 해도 매시즌 우승후보였지만, 번번이 승격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2위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에 복귀했다. 올 시즌 K리그2는 K리그1급 구단들이 대거 등장하며 치열한 우승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강등된 제주는 오히려 지난 시즌 이상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이고, 기업구단으로 탈바꿈한 대전하나 역시 막강 재력을 앞세워 막판 대어급을 쓸어담고 있다. 여기에 정정용 체제로 변신한 서울 이랜드, 쏠쏠한 겨울이적시장을 보낸 경남, 절치부심한 수원FC, 지난 시즌 돌풍의 팀이었던 부천, 안양 등도 있다.

만약 2.5장 체제로 운영될 경우, 우승권 팀들 입장에서는 한결 여유 있게 리그를 운영할 수 있다. 우승 후보간 맞대결에서도 지지 않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할 수 있다. 우승을 위해서는 승부수도 띄워야 하는데,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승점만 부지런히 쌓으면 된다.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팀들 입장에서도 5위 안에 들면 되기 때문에 승격에 도전할 수 있는 문이 넓어진다. 반면 1.5장 체제가 유지될 경우에는, 그만큼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상주 변수로 인해 생긴 일시적인 승강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올 시즌 K리그2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됐다. 각 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일단 프로축구연맹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황을 비춰보면 개막 전 확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연맹 관계자는 "상주시가 공식 발표를 했지만 연맹쪽에 공식 입장이나 로드맵을 전달한 것은 없다. 이것이 먼저 선행돼야지 연맹도 다음 스텝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상주시, 상무, 각자의 계획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받은 후 이사회 개최도 논의할 수 있다. 승강팀 갯수도 그때에 비로소 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룰의 문제인만큼 최대한 빨리 확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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