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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펜서 딘위디(26·브루클린 네츠)와 테런스 로스(28·올랜도 매직)는 올 시즌 달던 등번호 8번을 각각 26번과 31번으로 바꿨다. 지난 26일 헬기 사고로 사망한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함이다. 코비는 24시간 최선을 다하겠단 의미로 LA레이커스 등에서 24번을 달았다.
이렇듯, 스포츠 세계에서 등번호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17세 브라질 공격수 펠레가 등번호 10번을 달고 조국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이후 등번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등이 '에이스의 상징'이 된 10번을 달았다. 전 프랑스 대표 티에리 앙리는 네덜란드 전설 요한 크루이프에게 영감을 얻어 14번을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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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등번호가 된 케이스도 있다. 모로코 출신 공격수 히참 제루알리는 스코틀랜드의 애버딘에서 활약하던 시절 등번호 '0'번을 달고 뛰었다. 그의 성(Zerouali) 때문에 팬들이 '제로(0)'란 별명을 달아준 뒤 등에 '0'을 박았다.
이 숫자가 선수 이름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도 하기 때문에 구단은 전설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 또는 비극적으로 사망한 이들의 번호를 다른 이들이 달지 못하도록 영구결번하기도 한다. 아약스의 14번(크루이프), 브레시아의 10번(로베르토 바조), 인터밀란의 4번(하비에르 사네티), 나폴리의 10번(마라도나), AC밀란의 3번(파올로 말디니), 낭트의 9번(에밀리아노 살라), 맨시티의 23번(마크-비비앙 포) 등이 예다. K리그에서도 부산 아이파크의 16번은 후배들이 사용하지 못한다. 16번은 '삼손' 김주성의 번호다. 대전 시티즌도 최은성의 21번과 김은중의 18번을 영구결번하며 레전드를 예우했다.
이들의 후배들은 올시즌 K리그에서 저마다의 스토리를 써내려가기 위해 등번호에 신경을 썼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서울, 수원 삼성을 거쳐 대구에 새롭게 입단한 외국인 공격수 데얀은 대구의 등번호 10번 징크스를 우려해 낯선 27번을 달고 '대팍'을 누빈다. 수원 삼성이 어렵게 붙잡은 김민우는 구단의 기대를 반영하듯 10번을 건네받았고, 서울 미드필더 주세종은 은퇴한 하대성의 번호 16번으로 바꿔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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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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