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in 방콕] 파격 용병술에 대한 학범슨의 소회 "어찌보면 도박이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1-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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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어떻게 보면 도박이었다."

김학범호의 태국 여정이 완벽한 성공을 거둘 조짐이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 진출했다.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은 자연스럽게 확보.

1차 목표는 이뤘다. 그리고 남은 건 2차 목표 우승. 결승 상대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정해졌다. 상대의 그리 강하지 않은 전력, 최고조로 올라간 현재 한국 팀의 분위기 등을 봤을 때 충분히 우승하고도 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4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 첫 우승을 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셈이다. 한국은 그동은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 김 감독은 경기마다 선발 라인업을 바꾸는, 역대 어떤 국제대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용병술로 주목받았다. 조별리그 1차전인 중국전부터 4강 호주전까지 7명-6명-8명-5명의 선발 교체가 있었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 경기력이 부진하자 그 용병술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김 감독은 꿋꿋하게 자신의 철학을 밀고 나갔다. 김 감독은 철저히 태국의 고온다습한 환경, 사흘에 한 번씩 열리는 타이트한 경기 일정에 집중했다. 베스트11 만으로는 절대 승부가 안된다. 조별리그를 통과해도 토너먼트에서 무조건 추락한다는 확신이 섰다. (결과적으로 호주가 그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조별리그를 주전급 선수 위주로 치른 호주는 시리아와의 8강전에서 연장 혈투를 벌였고, 결국 주축 선수들을 한국전에 투입할 수 없었다.)

김 감독은 "나는 이 곳에 올 때부터 그렇게 준비를 했다. 체력이 많이 소모될 것이고, 선수들이 더운 날씨에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선수들을 소집해서 훈련할 때부터 두 팀에 대한 경쟁을 유도했다. 어떤 선수가 나가도, 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단계까지 만들었다"고 밝혔다.

대회중에는 경쟁에 관한 얘기를 직접적으로 꺼내지 않았던 김 감독이었지만, 올림픽 진출이 확정되자 숨겨뒀던 얘기를 들려줬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공격 기존 조규성(안양) 오세훈(상주) 두 명의 스트라이커에 대한 맞춤형 라인업을 구성해, 두 개팀이 번갈아가며 경기를 소화했다. 두 사람 뿐 아니라 전포지션 모든 선수들이 언제, 어떻게 시합에 투입되는 지 모르고 경기를 준비했다. 시합에 뛰고 싶은 열망이 훈련에서, 경기에서 표출되며 팀이 건강해졌다.

김 감독은 "숫자만 많이 바꾸는게 아니었다. 상대에 따라 분석을 하고 맞는 선수를 먼저 내보내고자 했다. 베스트 멤버인 이동준(부산) 이동경(울산)을 조커로 쓴 것도 그들이 승패를 바꿀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선수들이 나에게 믿음을 줬다. 어떻게 보면 도박이었다. 하지만 나는 선수들을 믿었다"고 강조했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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