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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학범슨의 신들린 용병술, 또 대적중!
이쯤 되면 점집을 차려도 될 듯 하다.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 결국 대성공을 거뒀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 혁신적인 용병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대회에서는 주전 멤버가 어느정도 중심을 잡아주고, 몇몇 자리만 선수를 교체해가며 대회를 운영하는 게 보통. 하지만 김 감독은 게임마다 선발 라인업을 대폭 교체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중국전부터 이날 호주전까지 7명-6명-8명-5명의 선발 교체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조직력이 흔들릴 것도 같지만 한국은 완벽한 조직력으로 계속해서 승승장구 했다.
중요한 토너먼트, 또 올림픽 티켓이 걸린 4강전에서는 어떤 라인업을 들고 나올지 궁금했지만 김 감독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 또 큰 폭의 변화였다. 결과도 같았다. 승리였다.
공교롭게도 새롭게 들어가는 선수들, 또 후반 조커로 들어가는 선수들이 돌아가며 일을 낸다. 요르단전 조규성(안양)과 이동경(울산)이 그랬고, 우즈베키스탄전 오세훈(상주)의 멀티골도 마찬가지였다.
호주전도 똑같았다. 김 감독은 요르단전과 비교해 최전방을 조규성에서 오세훈으로, 오른쪽 측면을 이동준(부산)에서 엄원상(광주)로 바꿨다. 하지만 왼쪽은 요르단전에서 뛴 김대원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출전이 예상됐지만, 김 감독이 김대원을 밀고나갔는데 김대원은 전반전부터 무서운 중거리슛을 여러차례 보여주더니 결국 후반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오세훈의 활약도 훌륭했다. 골은 없었지만 전반 골포스트를 맞히는 강력한 대포알슛으로 상대를 놀라게 했다. 이 뿐 아니라 전방에서 측면 공격수들에게 볼을 뿌려주고, 상대 장신 수비수들 틈에서 공중볼을 따내는 게 돋보였다.
후반 조커로 투입된 이동경은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앞서는 상황에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기 위해 한 방이 있는 이동경을 투입해 쐐기골을 만들어냈으니, 계산 그대로 이뤄진 결과였다.
선수를 그냥 막 바꾸는 게 아니다. 지킬 건 지킨다. 골을 아무리 넣어도, 실점이 없어야 이기는 게 축구. 수비의 중심축은 건들지 않았다. 그 중심에 원두재(울산)가 있었다. 원두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 공격을 중간에서 다 차단해내고, 상대 골킥이 날아오는 것도 다 우리볼로 만들어냈다. 전방으로 뿌려주는 패스도 일품이었다. 원두재는 엄청난 로테이션 속 혼자 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을 했다.
이상민(울산) 정태욱(대구) 센터백 조합도 토너먼터 두 경기 연속 호흡을 이어갔다. 이상민은 주장으로 그라운드 위에서 선두들을 지휘했고, 정태욱은 제공권의 수비 뿐 아니라 공격 가담에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후방 중심축이 흔들리지 않으니 공격에서는 누굴 바꿔 투입해도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김 감독의 축구였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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