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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후반전 울렁증을 이겨내야 올림픽 가는 길이 열린다!
김학범호가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 그리고 9년 연속 올림픽 참가 대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별리그 3전승에 8강도 통과했다. 이번 대회 유일한 전승 팀이다. 엔트리 전원을 경기장에 내보내며 승리를 챙겨내는 김 감독의 용병술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좋은 결과 속 보완점도 확실히 보인다. 지난 경기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약점이다. 바로 후반전 울렁증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중국전은 논외다. 이동준(부산)의 극장골로 1대0 승리를 거뒀지만, 이 경기는 냉정히 전-후반 모두 경기력이 안좋았다. 대신, 핑계거리가 있었다. 부담스러운 국제대회 첫 경기 변수를 인정해야 했다. 낯선 곳에서의 첫 경기, 어떤 상대를 만나도 쉽지 않다.
하지만 조별리그 2차전인 이란전부터 경기 패턴이 비슷하다. 전반은 잘한다. 상대를 압도한다. 이란전도 두 골을 넣었고, 조별리그 3차전인 우즈베키스탄도 매우 이른 시간에 오세훈(상주)이 선제골을 넣었다. 요르단전도 마찬가지. 조규성(안양)이 전반 첫 득점을 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상대 수비진을 맹폭했다.
그러다 후반에는 갑자기 경기력이 뚝 떨어진다. 상대에 틈을 주고, 실점을 하며 쉽게 풀어갈 경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란전은 2-1 리드 상황 역전을 안당한 게 다행이었다. 우즈베키스탄전도 오세훈의 쐐기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우즈베키스탄이 살아난 공격력을 보여줬다. 요르단전도 마찬가지. 후반 동점이 됐고, 만약 이동경(울산)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지 않아 연장전에 갔다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될 지 몰랐다.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먼저 체력. 김 감독이 아무리 로테이션을 잘 하며 선수들 체력을 관리해주고 있다고 하지만, 태국 현지는 워낙 덥고 습해 전반전을 뛴 선수들의 후반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지니 상대 공격수를 놓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두 번째는 경험. 이번 대표팀 선수들은 K리그에서 각 팀 주축으로 경험을 쌓았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김 감독이 가장 걱정한 부분이다. 그래서 천천히 해도 되는 타이밍에 급하게 덤비다 상대에 기회를 주는 등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에서 부족함이 있다. 요르단, 이란전이 그랬다. 김 감독은 "쉽게 공을 돌리며 상대 체력을 떨어뜨리면 되는데, 오히려 우리가 어려운 상황으로 끌고 들어가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호주와의 4강전, 그리고 결승전 또는 3, 4위전은 더 강력한 팀과 더 중요한 경기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 잘했지만, 후반전 울렁증을 또 보여주면 강한 상대들은 이 틈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대표팀 미드필더 김진규는 요르단전 후 "이기는 상황에서 어느 팀이든 앞에 무게를 두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불안해 지키고 싶어해 뒤로 물러선 것 같다. 앞에서 압박을 하고 수비쪽에 무리가 가지 않게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돌이켰다. 그래도 문제가 뭔지 알았으니, 다음 경기 대비가 충분히 가능하다.
김 감독 역시 "이기는 상황에서 간결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다음 경기에서는 이런 모습이 안나오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태국(방콕)=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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