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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준비된 지도자' 정정용 감독 "팀을 이끄는 매니저 될 것"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1-08 06:40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이 2020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서울 이랜드

[목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그렇게 얘기했다."

새 도전에 나서는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이 허허 웃었다.

정 감독은 2020년 이랜드의 지휘봉을 입고 프로에 도전한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이끌었던 연령별 대표팀과 프로의 무대는 엄연히 다르다는 이유다. 정 감독 역시 자신을 둘러싼 걱정을 잘 알고 있다. 목포축구센터에서 마주한 정 감독은 "프로 감독은 최고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서울 이랜드
냉정한 승부사, 후회는 없다

할 일이 태산이다. 눈 앞에 놓인 숙제가 산더미다. 하지만 시작점은 늘 훈련이다. 지난 2일, 정 감독과 이랜드 선수들은 목포축구센터에 터를 잡았다. 정 감독은 '매의 눈'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선수 각각의 장단점 파악도 놓칠 수 없다.

'새틀짜기'에도 여념이 없다. 이랜드는 현재 문상윤 김수안 등 일부 선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몇몇 새 얼굴이 목포 전지훈련에 합류해 합을 맞추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영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정 감독은 "아직 선수단 구성이 100% 된 것은 아니다. 잘 돼 가고 있는 느낌은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도 새롭게 받아들이는 것이 많아서 변화하려고 한다. 의지를 갖고 열심히 뛴다. 그게 어딘가. 일단 첫 단추를 채운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하루 빠르게 시간이 흐른다. 정 감독은 "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결정한 뒤 '내가 왜 이랬을까' 후회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고민한다. 이랜드 감독을 맡기 전에도, 맡은 뒤에도 정말 고민이 많다. 아직 명확하게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틀을 정했다"고 입을 뗐다.

그가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다. 정 감독은 "시즌은 길다. 부상 변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큰 틀에서 네 가지 전술을 준비했다. 약 30명의 선수를 적시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내가 생각한 전술이 과연 우리 선수들에게 부합하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 옷에 맞지 않는 전술을 쓸 수는 없다. 태국 동계훈련을 다녀온 뒤 제주에서 마지막 틀을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서울 이랜드

정정용 감독, 프로참석러가 된 사연

인터뷰 중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꿈나라로 가기 전 인사를 한단다. 정 감독은 "지난해 6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뒤로 정말 바쁘게 살았다. 그런데 지난달은 더 바빴다. 집에서 전화도 잘 안 온다. 아이들도 훈련-회의-인터뷰 등의 시간을 피해 전화한다. 아이들이 통화 가능 시간을 '딱' 알고 전화했다"며 웃었다.

그렇다. 정 감독은 2019년 연말연시 그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새해 첫날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합동인사회에 특별 초대를 받았다. 불과 6개월 사이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다시 만났다. 정 감독은 "내 궁극적인 목표는 당연히 승격을 하는 것이다. K리그1(1부 리그)으로 가는 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또한, 육성도 해야 한다. 육성 프로세스 만큼은 완성을 하고 싶다. 12세 이하, 15세 이하, 18세 이하 유소년팀도 눈으로 확인하면서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시간이 뻑뻑하다. 그러나 중요한 행사에 빠지지 않고 가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퍼거슨 감독께서 '감독은 헤드 코치가 아닌 매니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가르치고 육성해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의 일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눈 앞에 놓인 숙제 중 하나는 전용구장 문제다. 관계 부처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가 이랜드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문제를 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팬과의 소통도 놓치지 않았다. 정 감독은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다. 한 팬께서 '감독님, 이랜드 축구단을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며 지나갔다. 그분들과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다. 팬과의 소통도 늘 준비하고 있었다. 그게 중요하다. 팬들의 입장에서 '우리 팀'이라는 생각을 공감하는 게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정 감독은 미소를 앞세웠다. 그는 "올 시즌 K리그2(2부 리그) 경쟁은 무척 치열할 것으로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다 만만치 않다. 그래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도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목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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