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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원현 장기조직기증원장 "K리그 손길, 장기기증 인식 바꾸고 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10-30 06:50


조원현 원장 사진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병지 생명나눔대사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K리그의 손길이 장기기증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이 2016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실시한 '생명나눔 캠페인'은 우리 사회의 장기기증 활성화와 생명나눔 문화 확산 분위기를 만들었다. K리그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를 생명나눔대사로 앞세워 공익광고를 찍었다. 그것을 K리그 현장과 정부청사 등에 노출해 장기기증과 생명나눔의 필요성을 축구팬들과 국민들에게 알렸다. 2019년 한 해, 지금까지 K리그 선수들과 관중 300명 이상이 장기기증 희망서약에 동참했다. 스포츠 단체 중 이런 사회공헌을 실천한 곳은 K리그가 유일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공을 인정해 지난달 프로축구연맹에 표창까지 했다.

K리그와 올해 함께 이 캠페인을 진행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67)은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수와 관중 몇명이 장기기증 서약을 해온 것 보다 K리그가 앞장서 우리 사회의 생명나눔 인식을 바꿔가고 있는 것에 큰 박수를 보낸다"면서 "우리 기증원의 힘만으로는 장기조직기증이라는 사회의 '불편한' 인식을 바꾸기 어렵다. 유명 스포츠 스타, 축구 같은 인기 종목 선수들이 나서주면 가장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외과 전문의 출신인 조원현 원장은 2017년부터 장기조직기증원을 이끌고 있다. 우리에게 낯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질병관리본부 산하 단체로 장기이식 대기 환자와 뇌사 장기기증자를 연결하는 중간 코디네이터라고 보면 된다.

조 원장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최근 몇년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부모가 준 신체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유교적 관념과 장기기증에 대한 불편한 선입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기기증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장기이식 대기 환자는 2010년 1만4595명에서 지난해 3만544명으로 8년새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연간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지난해 449명(총 1504명에게 장기가 제공됐다)으로 하락세다. 이식을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환자가 지난해 1910명으로 8년 전보다 약 2배 늘었다고 한다.

조 원장은 "지금은 장기 수요와 공급이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기 기증자가 계속 줄 경우 생명 연장도 빈부 격차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조직기증원은 이런 상황에서도, 그 누구도 국민들에게 장기기증을 강요할 수 없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결국 자발적인 동참으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방법 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는 종종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세상을 떠나면서 장기기증을 할 경우 그 파장이 그 당시엔 크게 나타난다. 실제로 당시 장기기증 희망자가 반짝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적 인신이 바뀌지 않으면 지속적인 증가는 어렵다.

조 원장은 "멋진 출발을 해준 K리그와는 계속 나눔 캠페인을 이어가고 싶다. 이제 BTS(방탄소년단)의 전화를 기다리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올해 이어 2020년에도 생명 나눔 캠페인을 확대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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