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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샤이니@해병대'민호, 포항의 승리요정 되던 날[애프터스토리]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10-13 17:07 | 최종수정 2019-10-14 05:50


포항 김기동 감독과 해병대 1사단 샤이니 최민호.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구단

'빛나는 샤이니의 민호, 포항 승리요정.'

샤이니 최민호는 축구사랑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아이돌 스타다. 주지하다시피 그의 아버지는 최윤겸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축구인 2세답게 평소 K리그에 대한 남다른 관심와 애정을 보여온 최민호는 지난 4월 15일 국방의 의무를 위해 포항 교육훈련단을 통해 해병대에 입대했다. 최민호의 K리그, 축구사랑은 '귀신 잡는 해병대' 입대 후에도 합법적으로 이어고 있다. 포항 1사단과 포항 스틸러스의 전통적인 혈맹 관계 덕분이다.


지난 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K리그1 33라운드, 전쟁같았던 '163번째 동해안더비' 현장에선 포항 1사단 해병대 2000명의 붉은 물결이 1층 관중석을 완전히 장악했다.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 역시 해병대 70주년 엠블럼이 새겨진 특별 제작 유니폼을 맞춰 입고 해병대의 정신으로 중무장했다.

하프타임 이벤트, 최민호와 해병대 6명, 포항 U-15 유스 6명이 승부차기 맞대결에 나섰다. 각팀의 골키퍼 1명과 키커 5명이 한치 양보없는 승부를 펼쳤다. 짧은 해병대 머리에도 빛나는 외모, 77번 등번호를 단 상남자 최민호가 등장하자 "꺄악!" 스틸야드에 운집한 소녀 팬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야심차게 노려찬 슈팅이 오른쪽 골대 위를 훌쩍 넘겼다. 최민호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워했다. 5번째 키커까지 팽팽했다. 좀체 승부가 나지 않았다. 7번째 대결만에 승부가 갈렸다. 해병대가 성공하고 포항 유스가 실축하며 7대6, 해병대가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하프타임 김기동 포항 감독과 안부인사를 나누는 해병대 최민호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구단

후반전 시작 직전 포항 벤치의 김기동 감독이 PK 이벤트를 마친 최민호와 조우했다. 최윤겸 감독과 부천 시절 선수로 함께 뛰었던 김 감독은 '꼬마' 민호를 생생히 기억한다. 절체절명 승부의 현장에서 서로의 안부를 챙기며 반가운 포옹을 나눴다. 무조건 이겨야 사는 경기, '무적해병' 최민호가 '아버지의 팀, 제주도 잘돼야 한다'는 염원과 함께 김기동 감독과 포항의 필승을 기원하는 덕담을 건넸다.

'승리요정' 해병대 최민호의 응원이 통했을까. 0-1로 전반을 마친 포항은 이날 후반 팔로세비치의 페널티킥 동점골, 추가시간 '영건' 이광혁의 극장골에 힘입어 K리그1 선두 울산을 2대1로 꺾었다. 같은 날 역시 극장골로 승리한 상주를 밀어내고 극적으로 파이널A에 합류했다. '포항 레전드' 김기동 감독은 "해병대와는 선수 시절부터 늘 함께 해왔다"는 말로 고마움을 표했다. 승리 직후 포항 선수단은 해병대 1사단 앞으로 달려갔다. 최민호와 해병대원들이 군가 '팔각모사나이'를 목이 터져라 부르며 포항 축구의 승리를 뜨겁게 자축했다.

파이널A에서 울산과 포항의 축구전쟁은 이어지게 됐다. 12월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마지막 '동해안더비'는 올시즌 양팀의 최종전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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