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X유상철X김병지가 추억하는 그시절 울산종합운동장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7-05 05:20



울산종합운동장이 K리그 팬들의 축구 메카로 다시 돌아온다.

울산 현대는 6일 오후 7시 K리그1(1부 리그) 1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시즌 말까지 울산종합운동장을 새 보금자리 삼는다. 2001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해온 울산월드컵경기장이 18년만에 잔디 교체 및 노후 시설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울산은 1990~1997년까지 현대자동차, 1998~2002년 한-일월드컵 전까지 현대중공업의 타이틀을 달고 울산종합경기장에서 뛰었다. 김병지 최영일 신홍기 유상철 등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하던 울산은 1996년 바로 이 경기장에서 첫 리그 우승의 감격도 누렸다.

1990년대 K리그를 호령하던 '혈기왕성' 20대 축구스타들은 축구계의 레전드가 됐다.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첫 경기를 치르게 된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1990년대 리그 최고의 골잡이였다. 원정팀 유상철 인천 감독은 종합운동장 시절 울산 최고의 스타였다. 20여 년이 흘러 상대팀 사령탑으로 벤치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됐다.

1990년대 울산종합운동장의 추억을 묻자 김 감독은 "울산 학성고 시절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운동하면서 꿈을 키웠다"고 했다. "K리그에선 김병지 골키퍼가 골을 넣은 기억도 나고, 내가 상대팀 골키퍼였던 김병지 선수를 뚫은 기억도 난다"며 웃었다. "트랙 바로 옆까지 관중들이 내려와서 경기를 보던 생각이 난다. 동네 축구장처럼 아늑한 분위기였다. 축구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 주변에 포장마차 행렬이 늘어서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고 추억했다. "잔디상태가 무척 좋다. 경기장 접근성도 좋은 만큼 많은 팬들과 시민들이 오셔서 축구를 즐기고, 울산 현대를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유 감독은 선수 시절 영광이 깃든 울산과의 대결을 앞두고 "울산종합운동장은 선수 시절 기분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라고 했다. "포항과의 플레이오프 동해안 더비에서 (김)병지형의 헤딩골도 있었고, 수원과의 챔피언결정전 관중 난입 사건도 기억 난다"고 떠올렸다. 1위 전북, 2위 서울(이상 승점 38)과 승점 1점차 3위(승점 37)로, 리그 선두권 전쟁중인 울산도 치열하지만, 리그 최하위, 강등권에서 고군분투중인 인천은 더없이 절박하다. 6월 들어 2무2패로 승리가 없다. 유 감독은 "하지만 지금은 추억이나 감상에 빠질 때가 아니다.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1996년 울산종합운동장
김 감독과 유 감독이 공통으로 언급한 '골 넣는 철인 골키퍼 김병지'에게 울산종합운동장의 추억을 물었다. 1996~2000년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 위원은 1996년 울산의 리그 우승, 1998년 리그 준우승의 일등공신이다. 1998년 포항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헤딩 극장골'은 지금도 전설로 회자된다. 통산 706경기에서 기록한 3골 모두 울산 시절의 것이다. 김 해설위원은 "당시 종합운동장은 시민의 공간이었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추억이 있다"고 했다. "축구경기가 열릴 때마다 동네에 서커스단이 오면 몰래 숨어보는 것같은 여유와 낭만이 있었다. 퇴근길에 언제든 들를 수 있는 위치여서 현대 등 직장인들에게 경기장 앞 '먹자 골목'은 경기전후 한잔 하고 회포를 푸는 공간이었다. 늘 동네잔치같은 분위기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유상철 감독이 말한 '수원전 관중난입' 사건도 생생히 기억했다.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1996년 수원과의 챔피언결정 2차전, 관중 2만3000명이 꽉 찼고 밖에 1만5000명이 더 있었다. 티켓이 매진돼 못 들어오신 팬들이 밀고 들어오셔서 트랙 옆까지 앉으셨던 기억이 난다."

김 위원은 남은 시즌 울산종합운동장의 흥행을 낙관했다. "새로 지은 DGB대구은행파크와 비슷한 분위기가 될 수 있다. 1만5000명 이상의 관중만 꽉 찬다면 굉장히 축구하기 좋은 분위기가 될 것같다"고 했다. 울산종합운동장의 총 수용인원은 1만9471석이다. 대구, 포항, 전남처럼 축구 보기 좋은 규모다.

내친 김에 울산-인천전의 관전포인트도 물었다. 김 위원은 "인천의 경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강호 울산을 잡으면 '강등 탈출'의 힘을 갖게 된다. 울산 역시 우승으로 가기 위해 인천전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경기"라고 답했다. 한치 양보없는 뜨거운 승부를 예상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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