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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 '기적의 팀'이었다.
지난 시즌 드라마를 썼다. 승격 첫 해, 아무도 예상치 못한 준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 역사에 없는 일이었다. '잡초' 김종부 감독과 주목받지 않았던 선수들이 만든 쾌거였다. '팀 해체'가 거론될 정도로 폐허 속에 있던 경남은 당당히 아시아 최고의 팀들이 나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 섰다. 경남은 ACL 16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자력 16강행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아직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다. 경남은 2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조호르와 2019년 ACL E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E조는 일단 산둥이 승점 11로 조 1위를 확정지었다. 2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승점 7의 가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승점 5로 조 3위에 있는 경남이 16강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조호르를 잡고, 가시마 원정에 나서는 산둥이 가시마를 제압해야 한다. 말그대로 기적이 나와야 하는 완성되는 시나리오다.
일단 산둥은 전세기를 타고 가시마로 이동한다. 전세기를 동원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경기를 허투루 임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게다가 한국의 반일 감정만큼이나 큰 게 중국의 반일 감정이다. 경남은 산둥이 일찌감치 16강을 확정지었지만 가시마를 잡아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경남이다. 경남은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FA컵에서 대구를 2대0으로 꺾으며 흐름을 타나 했더니 19일 포항과의 리그 홈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최근 6경기에서 1승5패다. 매경기 두 골 이상 내주는 수비가 여전히 문제인데다, 부상자가 속출하며 매 경기 비슷한 선수들이 뛰어 체력까지 고갈됐다. 홈의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호재는 있다. 부상으로 오랜 기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던 룩이 이날 복귀할 예정이다. 고정됐던 김승준-김효기 투톱에 변화를 줄 수 있게 됐다. 지난 포항전에서 복귀한 쿠니모토도 풀타임으로 뛸 수 있을 전망이다.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배기종 이재명 등도 출격을 대기 중이다.
'기적의 팀' 경남이 또 한번의 기적을 쓸 수 있을지. 결과는 22일 공개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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