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 영입위해 웨이터 변장했다"…전 바르샤 회장 기이한 고백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5-18 12:50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호나우두. 스포츠조선 DB



"웨이터 변장이 통했다."

살아있는 축구의 전설 호나우두(44)의 과거 인기를 실감케 하는 기이한 비하인드 이적 스토리가 공개됐다.

23년 전인 1996년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이적하는 과정에서다.

꽁꽁 숨겨왔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 이는 바르셀로나를 이끌었던 호안 가스파르트 전 회장이다.

18일(한국시각) 영국 신문 미러는 '전 바르셀로나 회장이 호나우두와 사인하기 위해 어떻게 웨이터 복장까지 입어야 했는지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미러지에 따르면 흥미로운 '사건'은 1996년 호나우두가 에인트호벤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을 추진할 즈음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앞두고 있을 때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전에 없는 1350만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쏟아부었다. 한데 이적 계약이 완료되기 직전 불발될 수도 있는 돌발변수가 발생했고 바르셀로나는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가스파르트 전 회장은 그때의 긴박했던 순간들을 회상하며 유튜브 채널 'Idolos'에 출연해 후일담을 소개했다. "호나우두 영입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였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에인트호벤이 호나우두를 바르셀로나에 팔기로 해놓고 슬슬 발을 빼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아무래도 이적료를 올려받기 위한 협상 전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선수 당사자인 호나우두가 특정 날짜까지 이적 동의에 서명하지 않으면 이적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돼 있던 터라 바르셀로나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호나우두의 동의 서명이 필요했던 바르셀로나의 당시 누네즈 회장은 가스파르트를 미국 마이애미로 급히 출장보냈다. 당시 호나우두가 포함된 브라질대표팀은 애틀랜타올림픽 준비를 위해 마이애미에 캠프를 차리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최강의 브라질대표팀에 접근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었다. 가스파르트 전 회장은 "도착했지만 호나우두를 쉽게 볼 수 없었다. 브라질 선수단이 묵는 호텔 입구에 경비원이 여러명 있었고 아무도 통과시키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나는 키가 2m나 되는 경비원을 뚫을 수가 없다"면서 "그들의 펀치 한방에 내가 날아갈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가스파르트 전 회장은 기지를 발휘했다. 호텔에서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한 웨이터를 '포섭'한 것이다. 그는 나비 넥타이와 재킷 등을 빌려 입고 웨이터로 변장했고 콜라를 담은 룸서비스용 트레이까지 빌리는데 성공했다.

이런 차림으로 호나우두의 방이 있는 층까지 올라간 가스파르트 전 회장은 2명의 경비원과 또 마주쳤지만 "호나우두 선수가 주문한 음료수를 가져왔다"며 무사 통과한 뒤 호나우두와 방에서 단 둘이 조우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나는 호나우두에게 내가 누구인지 소개했고 호나우두는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전화하더니 '내가 잡혔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가스파르트 전 회장의 정성에 호나우두가 놀란 것이다.

가스파르트 전 회장이 이어 '당신이 사인하지 않으면 콤플레인을 제기할 것'이라고 압박하자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결국 '007작전'같은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우리는 호텔방 침대 위에서 서로 껴안았다. 그리고 모든 게 완료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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