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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을 보고, 서울이 올라올 줄 알았다."
23일 밤 일본 가와사키의 울산 현대 선수단 숙소에서 김도훈 감독을 만났다. 이날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4차전 가와사키 원정에서 ?투끝에 2대2로 비기며 값진 승점 1점을 얻었다. 조1위(2승2무, 승점8),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FA컵 32강 탈락, 성남전 패배 직후 찾아온 위기를 극복했다. 28일 K리그1 9라운드 경남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를 바짝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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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는 이날 68% 점유율, 21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유효슈팅은 4개, 이중 2개가 골로 연결됐다. 울산은 4개의 슈팅 중 3개가 유효슈팅이었고, 이중 2개가 골이었다. 가와사키는 경기를 지배했지만 승부를 지배하지는 못했다. 상대적으로 울산이 원정에서 효율적인 경기를 했다. 밤잠 설치며 치밀하게 상대를 분석한 결과다. 김 감독은 "가와사키전 비디오를 10번 봤다.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이 나왔다"고 했다. '빗셀 고베 레전드' 김 감독은 J리그 축구를 깨는 법을 알고 있다. 김 감독은 "화려하게 보이지만, 결정적인 부분에서 들어올 길목을 막고 있으면 결과를 갖고 갈 수 없다. 침투를 막는 것,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선수들에게 미리 제시한 가와사키 선발 예상도 족집게처럼 맞아들었다. "불투이스(네덜란드 출신 센터백)가 깜짝 놀라기에 '다 아는 수가 있다'고 했다"며 웃었다.
'대한민국 레전드 공격수' 김 감독은 꽃길만 걷지 않았다. 동년배 스타 지도자 중 가장 많은 경험을 쌓았다. 또박또박 단계를 밟았다. 성남 일화, 강원FC 수석코치 등 11년의 코치 수업 끝에 인천에서 첫 감독이 됐고 열악한 환경속에 '늑대축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울산 감독 3년차엔 리그 우승에 도전중이다. 내로라하는 스타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김 감독은 "코치생활도 오래 했고, 힘든 팀에도 있어봤다. 매년 선수들이 바뀌면서 늘 새로운 조합으로 색깔을 내야 했다. 그 경험들이 내겐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울산같은 팀은 다른 방법으로 선수들을 묶어내야 한다. 나 역시 잘나가는 선수였기 때문에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경기에 못나갈 때 속상한 마음도 안다. 내 경험을 이야기해준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상대에 따라 맞춤형 전술, 맞춤형 로테이션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잘 이해해주고 따라줘 고맙다"고 했다.
가와사키전 승점이 K리그 선두 경쟁에서 좋은 흐름으로 이어질까. 김 감독은 "흐름을 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흐름을 타야한다. 이 계기를 통해 다시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승을 목표 삼은 팀이라면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와사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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