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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강원FC였다.
강원은 17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FA컵 4라운드(32강전)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터진 제리치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3대2로 승리했다. 강원은 대어 서울을 낚으며 FA컵 16강행을 확정지었다.
강원 입장에서는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것과 다름 없는 경기였다.
먼저 16강행 티켓 획득은 당연히 기쁜 일. 두 번째는 서울을 상대로 오심 때문에 억울하게 졌던 K리그1 경기를 설욕했다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FA컵 대진 추첨에서 강원과 서울이 만나게 됐고, 14일 K리그 경기가 열린 뒤 사흘 후 같은 장소에서 FA컵을 치르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하필 14일 K리그 경기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다. 납득이 안가는 VAR 판독 오심으로 인해 강원이 잘 싸우고도 1대2로 패한 것이다. 추후 프로축구연맹이 오심을 인정하고 해당 심판진 강력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며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강원 서포터는 '우리는 정당한 경기를 원한다'는 문구가 쓰여진 현수막을 펼쳐 들고 시위를 펼쳤다.
경기 전 만난 강원 김병수 감독은 오심 논란에 대해 "이미 지나간 일이라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지만 한숨이 묻어나왔다. 서울 최용수 감독도 "오심 논란에 대해서는 크게 얘기할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강원 입장에서는 FA컵 승리가 서울에 대한 리벤지 매치가 됐고, 설욕에 성공한 셈이다.
또 하나 강원이 이득을 본 건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고도 서울을 잡았다는 점이다. 강원은 사흘 전 서울과의 리그 경기 선발과 비교하면 이호익, 이재익, 제리치를 뺀 나머지 선수를 모두 다른 선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김 감독은 "체력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리그 경기에 더 집중을 해야한다고 판단했다. 주말 제주유나이티드전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동안 뛰지 못한 선수들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반대로 서울은 베스트 11이 총출동했다. 14일 경기와 비교해 선발로 출전했던 페시치 대신 박주영이 투입된 것만 달랐다. 서울은 전반 0-1로 끌려가자 후반 페시치와 오스마르를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지만 패해 더 큰 충격을 받게 됐다. 특히, 2-2 동점 상황이던 후반 21분 얻은 페널티킥 찬스에서 페시치의 슛이 상대 골키퍼 함석민에 막힌 게 뼈아팠다.
반대로, 강원은 비교적 수월하게 제주와의 리그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매 경기 우리 축구를 하기 위해 집중했을 뿐"이라고 말하며 "오랜만에 다득점 경기를 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춘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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