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맛' 강원 축구, 실종된 공격 본능 깨어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4-08 12:15


강원 수비수 발렌티노스가 7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경기 때 동료들에게 수비 위치를 지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열심히 뛰고, 패스하고, 압박하는데 어딘가 밋밋하다. 결정적 마무리가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플레이가 이해되지만, 인상적이진 않다. 마치 간이 덜 된 '순한 맛' 음식을 먹는 느낌. 현재 K리그1에서 가장 공격력이 약한 강원FC의 현주소다. '순한 맛' 축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강원은 지난 7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6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 삼성에 0대2로 완패했다. 변함없이 4-3-3 시스템을 가동한 강원은 전반에 수원을 상당히 압박했다. 김병수 감독이 추구하는 '유기적 패스' '공간점유' '수적인 우위' 등의 개념이 그라운드에서 꽤 잘 펼쳐졌다. 강원의 전반전 볼 점유율은 60%로 확실히 수원보다 앞서 있었다. 후반에도 57%였다. 강원 진영보다 수원 진영에서 훨씬 많은 플레이가 펼쳐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강원이 잘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축구는 '점유율'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가 아니다. 결국은 '골'이 터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강원은 못했다. 전후반 내내 많은 찬스를 허무하게 날렸다. 좋은 패스와 돌파를 앞세워 골 지역 안쪽까지 침투한 경우도 여러 차례였지만, 그때마다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슈팅 시도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원 수비진의 좋은 움직임 덕분이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은 공을 잡은 강원 공격수들의 망설임이 만든 결과다. 골 지역 안에서의 강원 공격진은 마치 '햄릿' 같았다. 슛이든, 패스든 순간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그 안에서 고민에 빠지곤 했다.

반면 수원은 후반 유효슈팅 3개 중에 2개를 골로 만드는 결정력을 보여줬다. 특히 데얀의 선제 결승골이 압권이었다. 후반 16분에 투입된 데얀은 5분만에 결승골을 터트렸다. 후반 21분경 조용히 강원 수비진 뒤로 침투해 타가트가 골지역 안으로 밀어준 공을 잡자마자 반대편 골포스트를 타깃 삼아 순식간에 슛을 날렸다. 패스를 받아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세를 잡아 슛을 날리기까지의 과정이 물 흐르듯 빠르고 자연스러웠다. 고민따위는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진정한 '공격본능'이다.

강원 선수들에게 결여된 게 바로 이러한 '공격 본능'이다. 실제로 강원 현재 K리그1에서 팀 득점이 가장 적다. 6라운드까지 3골 밖에 넣지 못했다. 유효슈팅 숫자도 26개로 포항, 상주와 나란히 리그 최하위다. 하지만 상주와 포항은 각각 6골과 7골을 터트렸다. 결정력 측면에서 월등히 앞선다.

이런 모습에 관해 김병수 감독도 고민이 깊다. 그는 "결국 골 지역 안에서는 조직력보다 선수 개인의 성향이 중요하다"며 강원 선수들의 공격 본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해법은 있을까. 김 감독은 "골 지역 상황을 연출해 계속 연습 시키는 수 밖에 없다. 어쨌든 득점력 보완을 위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관한 '단방 약'은 사실 없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하지만 득점력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팀은 점점 어려운 처지로 가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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