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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든 축구든 재미있으면 팬들은 오게 돼 있다."
17일 K리그1 3라운드 대구-울산전(1대1무)이 펼쳐진 DGB대구은행파크는 사상 유례없는 개막 후 3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K리그의 '대세', 대구의 대박 이유에 대해 취재진끼리 설왕설래했다. "전용경기장 신축 효과." "'쿵! 쿵! 골!' 응원, 정말 신나더라." "대구에 야구 인기가 좀 떨어졌다." 잠자코 듣고 있던 대구FC 조광래 사장이 한마디 했다. "경기장만 좋다고 어데 오나. 결국은 선수들이 축구를 재미있게 해야지. 그게 먼저다. 경기를 재미있게 하면 팬들은 오게 돼 있다. 야구고, 축구고, 무조건 재미있으면 온다."
재미있는 축구의 요체는 결국 스피드다. 올수비에서 눈깜짝할 새 역습으로 전환하는 비현실적인 템포, 김대원-세징야-에드가, '대징가' 스리톱이 상대 골대까지 다같이 빛의 속도로 내달리는 에너지는 무시무시하다.
조 사장은 "경기가 재미 있으려면 템포가 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각의 속도' '스피드' '템포'… .A대표팀 감독 시절부터 한결같이 강조해온 덕목이다.
"1996년 도요타컵에서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의 경기를 본 적이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도 한 당시 세계 최고의 클럽이었다. 현장에서 보는데 정말 빠르더라. 개인기가 아무리 좋아도 그 템포를 따라가질 못하겠더라"고 떠올렸다. 조 사장은 '어떻게 훈련하면 저런 스피드를 낼 수 있는가'에 집중했다. 당시 레드스타 감독과 절친한 에이전트를 통해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입수했다. 조 사장은 "감독이 만든 프로그램이 아니라, 스포츠과학 박사 8명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축구는 순간 스피드가 필요하지, 100m 기록은 필요없다. 축구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것만 뽑아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피지컬 훈련을 할 때 지금도 이 프로그램을 참고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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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톱의 한축, '영건' 김대원 역시 명문 진주고 출신 '컴퓨터 링커'조 사장의 선택이다. "바둑을 잘 둬서 뽑았다. 아마 2단이라더라"고 귀띔했다. "축구도 잘하고 머리도 좋다. 바둑을 그 정도 둘 정도면 보통 머리가 있는 게 아니다. 보인고에서 축구도 잘했다. 대학에 보내려는 걸 친구인 김석한 이사장(전 중등연맹 회장)에게 '문디같은 소리 하지 말고 보내라. 내가 키워보겠다'고 했다"며 '허허' 웃었다.
'3경기 연속 매진'의 '최초' 논란에 조 사장의 얼굴이 또다시 환해졌다. "그런 게 어딨노? 그런 거 없다. 우리가 처음이다"라고 단언했다. 조 사장의 지인 3명 중 1명이 표를 구하지 못해 2명은 입장하고 1명은 밖에서 기다렸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전했다. '돈 아깝지 않은, 90분 꿀잼 축구' 조 사장의 꿈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공짜표가 없다. 꼭 공짜로 들어가고 싶으면 내한테 이야기해라. 내 개인 돈으로 사줄꾸마. 양심 있으면 다음 경기부터는 사서 오겠지."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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