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사고 후 복귀...제주와 이창민의 앞날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03-03 10:04


2019 K리그 1 인천유나이티드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가 2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제주 이창민이 선제골을 넣자 권순형이 달려가 축하해주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3.02/

제주 유나이티드와 이창민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제주는 2일 열린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1대1로 비겼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개막전이고 원정 경기의 중압감을 감안하면 아주 나쁘지 않은 결과.

경기 결과보다 제주의 선취골을 만들어낸 선수에게 관심이 쏠렸다. 미드필더 이창민. 이창민은 0-0이던 전반 33분 그림같은 중거리슛으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이창민이 찬 공은 회전 없이 흔들리며 날아가 인천 골망을 갈랐다. 주먹을 불끈 쥔 이창민은 이내 담담하게 돌아서고 말았다.

사실 이창민의 출전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이창민은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냈다.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던 차량과의 충돌을 유발했고, 상대방 차에 타고 있던 3명 중 1명이 사망하고 2명도 다쳤다. 의도적으로 낸 사고가 아니라고 해도, 가해자로서 큰 충격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다쳤고, 상심했을 피해자들을 생각했을 때 자숙의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소식이 잠잠했는데, 조성환 감독은 개막전에 이창민을 출전시키는 강수를 뒀다.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경기 전부터 이창민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아직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재판도 받아야 한다. 사건이 종결되지 않았음에도 경기를 뛸 수 있는 건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이창민의 출전을 제지하지 않았기 때문. 연맹 관계자는 "음주운전 사고 등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면 모를까, 중앙선 침범이지만 단순 과실로 봤기 때문에 징계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이창민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건 제주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해 강력한 수비력에 비해 허약한 공격력으로 애를 먹었던 제주인데, 개막전 이창민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선제골은 물론, 경기 내내 거침없이 강력한 중거리슛을 때렸다. 4번의 슈팅이 모두 유효 슈팅이었고, 그 중 1~2개는 상대 골키퍼 정 산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위협적인 슛이었다. 슈팅 뿐 아니라 경기 조율과 전방 침투 패스도 훌륭했다. 이번 시즌 제주 공격의 키가 될 전망이다.

재판이 종료된 후, 재판 결과에 따라 이창민의 출전이 제한되거나 하는 일이 생길까. 이번 사건은 무조건 이창민의 유죄다. 다만, 피해자측과의 합의가 잘 이뤄지면 집행유예 등 실형은 면할 수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 1명과의 합의는 끝이 났고, 나머지 1명의 부상자와도 계속해서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 제주 관계자는 "유족분들께서 축구 선수로 활약해야 할 이창민을 오히려 걱정해주신다"고 전했다.


실형이 선고되면 당연히 곧바로 죗값을 치러야 하지만, 실형이 선고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리그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맹 관계자는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었던 기준을 적용해, 실형 선고가 아니라면 리그 경기를 뛰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물론, 검찰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다른 내용의 부도덕한 내용이 발견될 시에는 이 사건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민은 인천전을 마친 후 "그저 죄송하고, 또 죄송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혹시나 경기장에 들어간다면 정말 감사할 마음으로 준비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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