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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그라운드에 봄이 오고 있다.
3월1일 휘슬이 울린다.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와 지난해 FA컵 정상을 차지한 대구가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겨우내 담금질을 마친 각 팀은 저마다 다양한 색깔을 준비했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전술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은 "포메이션은 단순한 숫자놀음"이라고 했지만, 그 숫자 안에는 지도자의 철학과 팀만의 스타일이 담겨 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는 어떤 시스템이 춤을 출까. 스포츠조선이 개막을 이틀 앞둔 K리그1 전술 지형도를 해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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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은 시대마다 진화한다. 트렌드도 있다. 매년 유럽선수권대회, 월드컵을 기점으로 새로운 전술이 유행을 타기도 한다. 올 시즌의 대세는 여전히 포백이다.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전북을 필두로 경남, 울산, 포항, 제주, 수원, 강원, 인천, 성남 등 9개 구단이 포백을 기본 시스템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물론 포백이라도 다 같은 포백이 아니다. 수비라인에 4명이 포진하는 포백은 중앙 미드필더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를 줄 수 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의 오른팔이었던 '전술가' 모라이스 감독의 선택은 4-2-3-1 이었다. '닥공'에 빌드업을 이식시키고 있는 모라이스 감독은 중원을 두텁게 한 4-2-3-1 형태를 내세웠다. 포르투갈 동향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도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환 감독의 제주, 새롭게 이임생 감독이 부임한 수원도 4-2-3-1을 내세운다. 지난 시즌 공격력이 약했던 제주는 2선 공격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수비가 다소 불안했던 수원은 안정감을 주기 위해 이 전형을 택했다.
올 시즌 전북의 대항마로 꼽히는 울산은 4-1-4-1를 택했다. 이미 지난 페락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통해 윤곽이 드러났다. 김보경 신진호 등을 영입하며 국가대표급 2선을 갖춘 울산은 2선의 다양한 패턴 플레이기를 살리기 위해 4-1-4-1를 골랐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다양한 중원 조합을 통해 변화를 주겠다"고 강조했다. 공격축구를 신봉자인 인천의 안데르센 감독 역시 4-1-4-1을 택했다.
또 다른 돌풍을 꿈꾸는 김종부 경남 감독의 메인 전술은 4-3-3이다. 지난 시즌 측면을 강조했던 김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특급 미드필더 조던 머치를 데려오며 중앙에서의 세밀한 플레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밸런스를 강조하는 포항의 최순호 감독과 패싱 플레이를 강조하는 성남의 남기일 감독 역시 4-3-3을 주 전술로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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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K리그에서 사랑받은 스리백 전술은 올해도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들어 좌우 센터백을 공격 깊숙히 가담시키는 등 스리백은 과거와 달리 공격적인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물론 스리백은 수비축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앙 수비에 3명이 포진하는 스리백은 수세시 양쪽 윙백이 수비에 가담해 5백을 형성한다. 확실한 실리를 추구하는 팀들은 스리백에 눈길을 주고 있다.
선봉장은 역시 최용수 감독의 서울이다. 최 감독은 2014년 공격적인 스리백을 도입하며 리그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올해도 스리백을 전면에 내세운다. 3-5-2 카드를 꺼낸다. 스리백의 키는 측면이 쥐고 있다. 최 감독은 고광민 김한길 신재원 등 복귀파와 신예파를 앞세워, 좌우 윙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는 '전술의 핵' 오스마르까지 복귀하며 최 감독의 전술 운용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스리백으로 FA컵 정상을 차지한 대구 역시 올해도 스리백을 내세운다. 기본 전형은 3-5-2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대구는 스리백을 축으로 강력한 압박축구를 펼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포백도 꺼내들며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풍부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가 다소 불안한 상주도 기본 포메이션을 3-5-2로 삼았다. 유기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특히 사이드 공격을 강조할 계획이다.
결전이 임박했다. 그라운드는 전술의 경연장이다. 양팀 벤치의 수싸움을 지켜보는 것도 다가오는 시즌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박찬준 김가을 기자
◇K리그1 전술 지형도
팀=감독=전형=유형
전북=조제 모라이스(신임)=4-2-3-1=전북의 팀 색깔(닥공)에 맞춘다. 선수들에게 창의성 강조.
경남=김종부=4-3-3=중원 경쟁력 강조. 조던 머치의 빌드업 능력 극대화. 다양한 빌드업으로 공격.
올산=김도훈=4-1-4-1=ACL 페락전에서 보여준 공격 전술이 기본. 수비적인 경기 때는 살짝 변경 예정. 공격에서 상대 압박.
포항=최순호=기본 4-3-3, 서브 4-1-4-1/4-2-3-1=밸런스 및 중원에서의 공간-숫자 싸움. 윙포워드와 윙백이 포인트.
제주=조성환=4-2-3-1=2016년처럼 라인을 위로 끌어 올려 공격력 강화. 상대 문전 압박과 빠른 공수전환 강조.
수원=이임생(신임)=4-2-3-1=수비는 포백으로 맞춘 뒤 공격에서 변화.
대구=안드레=기본 3-5-2, 서브 4-1-4-1= 공격(전투적) 강조. 팀 플레이가 가장 중요.
강원=김병수=4-4-2=그라운드 밸런스 강조. 점유율 싸움이 중요.
인천=안데르센=4-1-4-1=공격 강조. 무고사 비롯해 하이드 김보섭 남준재 허용준 문창진 등 공격 자원 풍부. 적극 활용.
상주=김태완=3-5-2=유기적 움직임 필수. 사이드 공격 강조.
서울=최용수=3-5-2=윙백 활용한 공격. 현재 고광민 김한길 신재원 등을 상대로 포지션 경쟁 중.
성남=남기일=기본 4-3-3, 서브 3-4-3=공격. 약팀일수록 강한 공격 필요. 어린 선수들 성장을 위해서라도 공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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