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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포드의 뒤늦은 러브콜, 전북현대 "김민재 이적협상, 중국과 상당부분 조율됐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1-20 16:31


한국과 중국의 2019 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이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김민재가 후반 두번째골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16/

한국축구 A대표팀 중앙 수비수 김민재(23·전북 현대)의 해외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소속팀 전북 현대와 김민재는 이적할 구단의 윤곽을 좁혔다. 최종 결정은 한창 진행중인 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일정을 마치고 해산하는 시점으로 잡았다.

김민재를 지난 2년 동안 아시아 최고 수비수 대열에 올려놓은 전북 백승권 단장은 20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김민재)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게 첫번째다. 우리 구단은 그동안 중국 슈퍼리그 모팀과 김민재의 이적을 두고 협상을 해왔고, 상당 부분 조율된 상태다"고 밝혔다. 백승권 단장은 협상 원칙에 따라 상대 팀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구단은 이미 알려진 대로 베이징 궈안이 분명하다. 베이징 궈안은 중국 현대자동차가 오랜 기간 후원했던 구단이다. 지금은 후원이 중단됐지만 현대자동차와 베이징 궈안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승권 단장은 "그동안의 협상 내용을 지금 공개하기는 무리다. 하지만 신뢰 문제도 고려될 것이다. 그동안 김민재는 중국 모팀으로 가고 싶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전북 현대는 구단의 이익이 아니라 선수의 의사와 미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전북은 지난해 여름 미드필더 이재성을 독일 2부 홀슈타인 킬로 이적시켰다. 이적료는 10억원(추정) 정도였다. 이재성이 유럽 진출을 염원했기 때문에 이적을 허락했다. 전북이 이적료 수입을 먼저 고려했다면 이재성의 행선지는 달랐을 것이다.

중국 슈퍼리그 한 에이전트에 따르면 베이징 궈안이 전북 현대에 제시한 김민재의 이적료는 60억원(추정) 남짓이다. 중국 슈퍼리그 팀이 아시아권 최고 수비수를 영입하는데 쓸 수 있는 최대 이적료라고 볼 수 있다. 그 에이전트는 "전북 현대는 지난 2년 동안 김민재를 보유하면서 K리그 최고를 넘어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수비수로 성장시켰다. 전북이 이적료로 60억원을 받게 된다면 성공한 투자로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황상 전북과 베이징 궈안의 협상은 사실상 사인 직전에 도달했다. 큰 합의를 마쳤고 세부 조건 조율만 남았다.

이런 가운데 EPL 왓포드 변수가 더해졌다. 최근 왓포드가 김민재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김민재는 국가대표로 2019년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통해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조별리그 3경기에 연속 선발 출전했고, 키르기스스탄전과 중국전에서 2경기 연속 헤딩골을 터트렸다. 국내외에서 '골 넣는 수비수'로 몸값을 끌어올렸다. 물론 외신을 타고 김민재 이름 석자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김민재는 중국 슈퍼리그는 물론이고 왓포드 그 이상의 유럽 팀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나이가 젊고, 장신(1m89)이며, 또 발도 빠르다. 병역의 의무도 해결했다. 여기에 헤딩까지 잘 한다. 최근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 궈안이 김민재 영입에 공을 드리고 있다. 그런데 독일 도르트문트, 잉글랜드 아스널 등에서도 김민재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궈안이 김민재를 성공적으로 데려올 수 있을 지를 걱정하는 분위기를 전했다.

전북 현대에 따르면 왓포드가 김민재 영입 의사를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에 전해온 건 사실이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왓포드 구단 직인이 찍힌 문서로 온 건 아니다. 에이전트를 통해 구두로 전해왔다. 공개할 수 없지만 이적료를 제시받았다"고 밝혔다. 구단에선 '페이퍼가 없는데 공식 제안으로 봐야할 지' 의문을 달았다.

전북 구단과 김민재는 그동안 해왔던 협상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 궈안과 사실상 합의한 이적료와 왓포드가 제시한 이적료 금액은 비슷하다. 60~65억원 정도다. 제시한 선수 연봉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궈안이 주겠다는 연봉이 왓포드 보다 더 많다. 왓포드의 김민재에 대한 관심이 세간에 알려진 후 축구팬들의 목소리 중에는 "기량 발전을 위해 중국이 아닌 더 큰 무대를 선택하는게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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