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현장분석]벤투호 밀집수비 해법 두가지, 손흥민과 '황트리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9-01-09 05:20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이하 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 2019년 UAE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후반 22분 터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결승골로 1대0의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볼을 소유했지만, 위협적이지 못했다. 상대는 밀집수비로 나왔는데, 이를 뚫을만한 세밀함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선수들의 몸도 무거워보였다.

벤투 감독은 필리핀의 밀집수비에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그는 "우리가 했던대로 경기를 지배하고 컨트롤 하려 했다. 하지만 상대가 내려서서 플레이하며, 공간을 창출하지 못했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만큼 수비 숫자를 늘리는 상대의 전략은 더욱 노골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해법 1=손흥민

일단 벤투 감독의 해법은 '하던대로'다. 그는 "다음 경기부터 더 잘 준비해서 공격을 정교하게 만들겠다. 그렇다고 다른 방식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한 공격을 하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실 바꿀 카드도 없다.

기존 전술과 전략을 들고 나서지만, 차이를 줄 수 있는 방법. 답은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이다. 한국은 손흥민 없이 치른 최근 2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다. 지난 두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개인기였다. 상대 수비와의 1대1에서 우위를 보이는 선수가 거의 없었다. 돌파가 되면 수비가 한쪽으로 쏠리고, 반대쪽에 기회가 날 수 있다. 이 부분이 되지 않다보니 밀집수비를 뚫기가 더욱 힘들었다.

손흥민은 이 부분을 해결해줄 최상의 카드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다. 최근에는 물이 잔뜩 올랐다.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비롯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장점이었던 스피드와 슈팅에 세밀한 기술까지 더했다. 설령 돌파를 하지 못하더라도, 손흥민의 이름값으로도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다. 두세명이 집중마크를 하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가 생긴다. 벤투 감독 역시 "문전에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손흥민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12일 펼쳐지는 키르기스스탄전에는 나설 수 없다. 14일 맨유와의 리그 경기를 마친 후 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법 2=황트리오

손흥민이 없는 동안, 대안이 있어야 한다. 또 다른 희망은 '황트리오'다. 황의조(감바오사카) 황희찬(함부르크) 황인범(대전) 카드다.

황의조는 필리핀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문전에서의 침착한 슈팅이 돋보였다. 전반 상대의 맨투맨 수비에 다소 고전했지만,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 다운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 한국이 기록한 5개의 유효슈팅 중 4개를 황의조가 기록했다. 밀집수비를 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빠른 선제골이다. 골이 터지면 실점한 팀은 만회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온다.

'황소' 황희찬은 필리핀전의 MOM(맨오브더매치)이다. 이날 팀내 가장 많은 일대일 성공 횟수(17번)와 키패스(2번)을 기록했다. 결승골도 황희찬의 침투와 패스에서 나왔다. 물론 투박한 플레이와 패스미스로 기회를 내줄때도 있었지만, 황희찬의 스피드와 돌파는 가장 위협적인 루트였다.

'황태자' 황인범은 후반 분위기를 바꾸었다. 기성용(뉴캐슬)의 부상으로 투입된 황인범은 전반과는 다른 플레이로 중원에 힘을 실어줬다. 황인범의 창의적인 패스와 플레이가 살아나자, 한국의 공격도 힘을 받았다. 아직 부상의 여파로 풀타임 소화는 쉽지 않지만, 선이 굵은 기성용과 달리 세밀하고 감각적인 황인범의 패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1대1 돌파가 되지 않는다면, 세밀한 패스가 최선의 대안이다. 따라서 2선과 3선을 오가며 좋은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황인범의 존재는 밀집수비 돌파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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