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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U-23 훈련장 찾은 소녀들, 이유 있는 방문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12-19 18:17



"좀 멀긴 하죠?"

'까르르' 웃음소리가 메아리치듯 퍼져나갔다.

19일, 23세 이하(U-23) 대표팀 훈련이 진행된 울산미포구장. 선수들이 훈련하는 사이로 앳된 소녀들이 슬쩍 얼굴을 내밀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안)설희와 중학교 3학년 (유)가영이었다. "저희요? 정인 선수 보러 왔어요. 문정인 선수와 박정인 선수요!"

'울산의 미래 수문장' 문정인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 합류, 강도 높은 테스트를 받고 있다. 울산의 유스팀인 현대고에서 뛰는 박정인도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두 선수는 내년 3월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1차 예선 겸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 최종 명단을 노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설희와 가영이는 두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미포구장까지 찾았다. 미포구장은 울산 시내에서 10km 이상 떨어져 있는 만큼 오는 길은 만만하지 않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응원하는 선수'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다.

설희는 "저와 가영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됐어요. 둘 다 울산을 응원하는데, 주변에는 함께 응원할 친구가 없었거든요. 남학생들 가운데는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 해외축구를 봐서요. SNS를 통해 만난 동생과 울산의 경기를 보러 다니고 있어요"라며 호호 웃었다.

가영이는 "울산 선수들의 팬 서비스가 굉장히 좋아요. 우리 학교에는 오지 않았지만, '스쿨어택'을 통해 학교도 방문하거든요. 지금은 시즌이 끝났지만, 우리팀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뛰고 있어서 알음알음 찾아왔어요" 목소리에 힘을 줬다.

울산에 살아서 울산을 응원하기 시작했다는 두 소녀. 이들은 K리그를 넘어 대표팀까지 관심을 넓혀가고 있었다.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할게요." 두 소녀의 '이유 있는' 방문이었다.

울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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